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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군 '김정은 그림자’ 등 근거로 북 화성-15형 발사 판단···주민 유언비어 차단 목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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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북한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미는 이 미사일을 ‘화성-15형’으로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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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북한이 지난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신형이 아닌 기존의 ‘화성-15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29일 공식 확인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 ‘북 주장 화성-17형을 화성-15형으로 평가하는 근거’를 포함시켰다. 북한은 ‘화성-15형’을 쐈으면서 ‘화성-17형’을 발사한 것처럼 기만했다는 게 한·미 군 당국의 평가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화성-17형) 발사 실패 장면을 평양 주민들이 목격한 상황에서 유언비어 차단과 체제안정을 위해 최단 시간 내에 ‘성공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 2017년 (이미 발사에) 성공해 신뢰도가 높은 화성-15형을 대신 발사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7형’을 발사했지만, 고도 20㎞ 아래에서 공중 폭발했다.

국방부는 “대외적으로는 비행 제원을 기만해서라도 한국·미국과 국제사회에 ICBM 능력이 고도화되었음을 강변하고, 군사강국 지위 확보 및 협상력 제고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발사는 대내적 고려 사항이 더 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이번 미사일을 ‘화성-15형’으로 평가한 주요 근거는 비행 특성, 영상 속 그림자, 기상, 기술적 요소, 한·미 평가 일치 등 5가지다.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의 경우 탄종별로 고유의 비행특성(상승가속도, 연소·단 분리 시간)을 가지고 있다”며 “탐지된 비행 특성을 정밀분석한 결과 화성-17형보다는 화성-15형과 유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 보도한 영상 속 김정은 위원장의 그림자도 서쪽으로 생겨 오전 8∼10시에 찍힌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발사 시간은 오후였다고 지적했다. 발사 당일 장소인 순안 날씨는 구름으로 대부분 덮여있었는데 영상에선 청명한 날씨라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국방부는 “각종 한·미 공조회의에서 미국도 한국 측의 분석기법과 평가 내용에 동의했다”며 “미국 측도 상세 분석을 진행 중이며, 화성-15형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으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또 “화성-17형은 액체연료 엔진 4개 묶음(클러스터링)으로, 엔진 2개짜리인 화성-14·15형보다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16일 실패 이후 8일 만에 이뤄진 재발사는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은 지난 24일 발사한 화성-15형을 정상 각도로 쏘아 올리면 사거리가 1만3000㎞ 이상일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4월 정주년(5·10 단위로 꺾이는 해) 정치행사와 연계해 화성-17형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군 당국은 판단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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