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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미 긴축에 추경 여파로 국고채 금리 급등…불안한 채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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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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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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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물·10년물 모두 8년 새 최고치
연준 인사, 잇단 ‘빅 스텝’ 시사에
미 국채 금리 오르자 덩달아 상승
‘50조 추경’ 적자국채도 불안 키워
“단기간 안정 어려워…혼란 지속”

최근 국고채 금리가 이상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긴축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전문가들은 “변동성은 과도하지만 단기간에 안정을 찾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응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올 2분기 중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따라 오르는 방향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29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7%포인트 내린 연 2.700%에, 10년물 금리는 0.059%포인트 내린 2.972%에 마감했다. 전날 3년물과 10년물 모두 약 8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최근 국내 국고채 금리는 무엇보다 미 국채 금리의 급등세에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이 한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빅 스텝’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이것이 국내 시장에도 파급돼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추경 편성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점도 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추경 편성의 규모, 재원조달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 규모 자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50조원에서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수십조원의 추경 규모를 충당하기는 어렵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경 편성과 관련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국채 물량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불안한 심리가 ‘손절’을 부추겨 시장의 공포를 더하는 측면도 있다. 채권금리가 인상된다는 말은 채권값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채권보유자는 손실을 입게 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2영업일 연속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관들도 월말 및 분기말을 앞두고 손절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험사 및 연기금들도 자금 집행을 미루고 있는 것이 금리 급등세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는 시장의 공포가 과한 측면이 있지만, 당분간 불안이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고물가가 얼마나 장기화할지, 추경 편성에 다른 국채 발행 규모가 얼마나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통화당국도 정권교체기와 한은 총재 교체를 맞아 채권시장에 개입할 여지가 적다. 공 연구원은 “시중금리 상승 속도와 폭 자체가 다소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면서도 “당국의 조치를 당장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단시일 내에 분위기 반전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만약 연준이 ‘빅 스텝’을 5·6월 두 차례 연속 실시해 두 달 만에 1.0%포인트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1.25% 수준인 한국의 기준금리를 뛰어넘게 된다.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자금 유출 우려가 높아지는데, 금통위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2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이주열 총재 퇴임 등을 고려하면 4월까지는 금리가 동결되고, 5월에 금리 인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연말까지 한은 기준금리가 2.00% 수준으로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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