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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미국 제재' 화웨이,사업 다각화…'솔루션 프로바이더' 변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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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축적한 ICT 기술로 기업·정부 부문 필요한 시스템 제공"

화웨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지난해 매출, 19년 만에 감소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궁지에 몰린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화웨이가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s provider)'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화웨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측면에서 기업 및 정부가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일종의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업체를 뜻한다.

화웨이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진출을 모색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자동차 업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차량 시스템이다.

독자적인 운영체계(OS) 훙멍(鴻蒙·Harmony)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화웨이는 4D 이미지 레이더, 자율주행 플랫폼, 지능형 온도 관리, 5G 연결망 등 상당한 수준의 차량용 스마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는 전기자동차 합작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전기자동차 기업인 싸이리쓰(Seres)와 손잡고 고급 SUV 전기차 모델인 '아이토(AITO)'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인텔리전트 차량 솔루션 부문 및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우리는 지난 30년간 축적한 정보·통신 기술(ICT)을 바탕으로 고급 SUV 전기차 아이토를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이토는 싸이리쓰가 생산하는 첫 번째 SUV 전기차 모델이다. 싸이리쓰는 지금까지 일반 전기차만을 생산했다.

화웨이의 훙멍 시스템을 채택하는 아이토에는 4D 이미지 레이더를 비롯한 화웨이의 스마트 기술이 탑재된다.

화웨이는 중국의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베이징자동차 블루파크 뉴 에너지 테크놀로지(北汽藍谷新能源科技ㆍ블루파크)'와 손잡고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춘 전기차를 개발한 바 있다.

화웨이와 블루파크가 합작으로 개발한 전기자동차는 '아크폭스 알파S HBT'(Arcfox αS HBT)'로, 지난해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화웨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10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화웨이의 클라우드 부문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란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웨이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활용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광산, 공장, 항만, 병원 운영의 디지털 시스템 구축 등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량 줄어들었다.

화웨이는 전날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2021년 매출이 6천368억 위안(약 122조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역성장에는 미국의 지속된 제재로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5월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대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규제를 개시했다.

또 2020년 5월부터는 미국의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기업들에도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로써 화웨이는 미국의 기술 및 서비스와 관련된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차단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의 강경책을 이어받아 화웨이가 요청한 5G 기기에 사용할 반도체 칩 수출 라이선스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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