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발사장서 사라진 미사일 개발의 핵심 박정천, 어디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국박발전전람회장의 모습. 행사 현장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박정천 당비서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다. 조선중앙TV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장면이 담긴 영상을 25일 공개했다. 영상에선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했는데, 군 및 군수공업부문을 총괄하는 박정천 비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 당국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박정천은 지난해 10월 국방과학전람회를 비롯해 군 관련 행사가 있을 땐 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다. 특히 한 동안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현장에 걸음을 끊은 동안 박정천은 현장 지휘관 역할을 도맡는 등 북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2020년 3월 이후 2년 가까이 사실상 현장 책임자였던 셈이다.

김 위원장의 군사분야 개인 교사 역할을 했다는 박정천은 김정은 시대 대표적인 '뜬 별'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국방과학전람회장에 김 위원장과 두사람이 찍은 대형 사진이 걸릴 정도다.

김정은 시대가 공식 개막한 2012년 별 하나(북한은 소장)를 달고 총참모부 포병국장이던 그는 부총참모장(2014년)을 거쳐 2019년엔 북한군 야전사령관인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 올랐다. 2020년엔 인민군 원수 계급장을 단 뒤 지난해엔 노동당 비서로 정치국 상무위원 5인방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위상이나 역할, 최근까지의 활동을 고려하면 북한이 대대적인 선전에 나선 지난 24일 미사일 발사현장에 그가 나타나지 않은 건 다소 의외라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그래서 공중폭발한 지난 16일 미사일 발사의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군 당국은 지난 16일에 발사한 미사일이 상승하던 도중 고도 20㎞ 아래에서 폭발했다고 파악했다. 국방부는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미사일 발사 실패에 따른 대내적 문제(발사 실패에 따른 여론 무마)를 극복하기 위해 24일 미사일을 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그가 지난달 1일 김 위원장의 설명절 경축공연 참관에 동행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모습을 감췄다는 점에서 그의 신상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당국자는 "박정천은 북한이 가장 중시하는 명절행사중 하나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80회 생일 행사(지난달 15일 삼지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이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만큼 현안 처리에 바쁘거나 건강 등의 이유로 장기 휴가, 경질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중"이라고 말했다.

박정천이 장기간 요양중이거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 등으로 신상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박정천이 문책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간 좋은 성과들도 많았다"면서 "지난해 9월 이후 미사일 발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역할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