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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옷값 의혹' 해도해도 너무해…현금이든 카드든 뭐 문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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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특수활동비로 의상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중앙일보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정숙 여사의 옷 모음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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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 대비 특활비 규모를 최소화하고, 감사원 감사를 최초로 도입해 단 한 건의 지적도 받은 적이 없다”며 “임기말 청와대의 특활비와 김정숙 여사의 옷값, 액세서리까지 거론되는 무분별한 의혹제기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김 여사가 의상 구입에 과도한 돈을 지출했고, 여기에 청와대 특활비가 사용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에서도 특활비를 공개하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박 수석은 그러나 청와대 특활비 공개 요구에 대해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청와대를 비롯한 법무부, 국정원, 검찰 등 주요 정부기관에 편성·집행되고, 관련법령에 따라 집행 내역이 비공개 된다”며 재차 ‘공개 불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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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으며 검찰청 특수활동비 자료 내역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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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난 2일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이 ‘김 여사의 의전 비용과 관련한 특활비 공개’를 요구하며 제출한 행정소송에서 부분 패소하자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서도 “청와대 특활비가 공개될 경우 국가 안보와 국익을 해하고 국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이 때문에 부득이하게 상급심의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활비 세부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공통된 방침”이라며 “청와대 특활비 공개 소송에 앞서 대검찰청에 대해서도 2019년 특활비 공개소송이 있었고, 지난 1월 부분 패소했지만 (대검도) 항소를 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이 언급한 ‘2019년 대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했던 시점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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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중국 국빈방문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송 나온 인사들과 전용기로 향하며 문 대통령의 옷매무새를 고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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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특활비 비공개가 정부의 방침'이라는 박 수석의 말과 달리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지난달 대선 후보이던 윤 당선인이 총장 재직시절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여당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과 관련 “국민혈세를 쓰고도 내역 공개를 거부한 총장에게 나라 곳간을 맡을 수 있느냐”며 윤 당선인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박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 때 집행된 특활비가 역대 최소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연평균 96억 5000만원의 특활비를 편성했는데, 이는 청와대 특활비가 도입된 1994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정부 전체의 특활비도 2017년 4007억원에서 올해 2396억원으로 40% 줄였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최초로 감사원의 특활비 결산 감사를 도입해 매년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지만 단 한 건도 지적을 받은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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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미국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여성 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허버드 전 주미대사 부인 조앤 허버드 여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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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박 수석의 브리핑 내용을 미리 보고받았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대통령의 뜻과 다른 내용을 발표하지 않는다”며 김 여사 옷값 등에 대한 공식 대응에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실제 이날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여사의 옷값 논란과 관련한 구체적 언론 보도 내용까지 언급하며 평소보다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 김 여사가 청와대 참모를 대동해 5만원권 현금으로 한복을 구입했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김 여사의 의상비는 특활비와 관계가 없고 사비로 지출했다고 밝혔다”며 “현금이든 카드든 사비 영역에 있는데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가 옷을 수령해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럼 의상 수령을 청와대 직원이 하지, 여사가 직접 하는 것이 오히려 상식적이지 않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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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억울한 의혹 제기와 관련된 보도도 국민의 목소리라고 여겨 인내했지만, 며칠간 상황은 해도해도 너무하고, 도를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대통령이 부족한 점도 있고 성과도 있겠지만,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너무 심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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