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설' 해명도…"몇 번 만난 것밖에 없어"
안나 네트렙코 "전쟁 비난…5월 공연 재개"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오페라계에서 퇴출당한 러시아 출신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전쟁 반대 메시지와 함께 복귀를 선언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네트렙코는 페이스북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공개하며 "오는 5월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공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트렙코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을 분명하게 비난하며, 내 마음은 이 전쟁의 피해자와 그 가족과 함께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 메시지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간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의심받으며 비판이 쏟아진 것에 대한 해명을 덧붙였다.
네트렙코는 "특정 정당에 속해있다거나 러시아 지도자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내 과거 행동이나 발언이 부분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과는 예술상을 받거나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을 때 등 몇 차례밖에 만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거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지지한 행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2008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인민예술가상(PAR)을 받은 네트렙코 모습 |
네트렙코는 푸틴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내거나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오페라하우스에 100만루블(약 2천만원) 상당의 기부를 하기도 했다. 당시 그가 친러 독립 세력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네트렙코는 이날 러시아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주 거주지는 오스트리아라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내 조국 러시아를 사랑한다"면서 "내 예술로 평화와 통합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네트렙코는 앞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를 거부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에서 쫓겨난 바 있다.
지난 3일 메트는 네트렙코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철회하라는 메트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공연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A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트가 푸틴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도록 네트렙코를 여러 번 설득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고 전한 바 있다.
공연하는 안나 네트렙코 |
이날 네트렙코의 복귀 발표 이후 실제 그의 홈페이지 '스케줄' 난에는 일정이 업데이트된 것을 볼 수 있다.
오는 5월 25일 파리, 27일 밀라노 일정을 시작으로 2023년 9월 일정까지 나열돼있다.
그러나 메트 측과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메트의 오페라 총감독 피터 겔브는 성명에서 "네트렙코의 발표를 봤고 우린 기존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만약 네트렙코가 푸틴 대통령과 진정으로, 그리고 완전히 관계를 끊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대화해 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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