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도·중동에 동참 촉구…"오래 지탱하도록 준비"
러, 금융위기설 딛고 루블가치 회복·주식시장도 정상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서방 제재에 따른 러시아의 경제충격이 약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미국이 고삐 조이기에 나섰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고위관리를 유럽, 인도, 북아프리카에 보내 대러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윌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영국, 유럽연합(EU), 프랑스를 찾아 고위관리와 회동했고 마지막으로 독일을 방문한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러시아가 중국, 인도를 통해 제재를 회피할 가능성을 논의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의 천연가스 루블화 결제 압박, 러시아의 보복제재 때 유럽이 피해를 완화할 방안 등도 협의했다.
달리프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거리를 유지하려는 인도를 찾아 관리들에게 제재 동참을 압박했다.
싱 부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입에 금지선을 긋지는 않겠지만 구입 수위를 급격히 높이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러시아에 군사장비와 기술을 크게 의존하는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협의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다른 회원국과 달리 대러제재에 반대한다.
앤서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모로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현안을 논의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의 이런 행보가 대러제재의 초기 충격이 다소 약화하고 미국이 신규제재를 검토하는 시점에 나왔다고 주목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 은행, 올리가르히(신흥부호), 기업들을 겨냥해 광범위한 경제제재를 부과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 경제는 대러 제재 초기에 충격을 받아 붕괴 수순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 6천300억 달러(약 766조원)를 동결하자 루블화 가치가 반 토막이 돼 금융위기가 닥치는 듯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자본 통제, 외화 수출대금 징수 등에 힘입어 한 달이 지나자 루블화는 대체로 우크라이나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러시아 주식시장도 충격을 회피하기 위해 폐장까지 했다가 최근 주가가 떨어진 채로 거래를 재개했다.
서방 제재의 주요 표적이던 러시아 VTB 은행은 독일인들의 예금 수십억 유로(수조원)를 유치해 유럽에서 여전히 영업하고 있다.
다른 러시아 은행들은 비자, 마스터카드가 신용카드 사업을 러시아에서 철수함에 따라 중국 유니온페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 경제의 생명줄로 불리는 대유럽 에너지 수출에는 아직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유럽에 에너지를 팔아 올리는 하루 매출은 5억 유로(액 6천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징벌하는 대열에서는 이탈하지 말라고 촉구한다.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이는 자유세계와 민주국가들이 직면한 도전과제로 오래 지탱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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