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세월호 8주기를 3주 앞둔 지난달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옛 팽목항)에서 ‘우리는 여전히 팽목에 갑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팽목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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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들을 향해 명예훼손성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90%에 유죄 판결이 내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 따르면 사참위 피해지원국 세월호피해지원과는 전날 열린 137차 전원위원회에서 선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세월호참사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재판 46건 중 40건에서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고 보고했다. 이어 공소기각 3건, 무죄 판결 2건, 선교유예 1건이다.

유죄판결 중 29건은 벌금형이다. 징역형 11건 중 2건에는 실형이 선고됐고, 나머지 9건에는 집행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명예훼손 피해자는 유가족이 142건(76.2%)으로 가장 많았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향한 비방은 44건(22.8%), 생존자를 향한 명예훼손은 2건(1%)으로 집계됐다. 명예훼손과 모욕 내용은 주로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비난하거나, 보상금이나 대입특례 문제를 들어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경우였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교통사고’, ‘지겹다’, ‘세금 도둑’ 등 표현을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가해자 연령대는 20대가 33.5%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대(22.7%), 30대(15.5%), 40대(14.4%), 50대(9.8%)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80명(92.8%), 여성이 12명(6.2%), 성별 미확인이 2명(1%)이었다. 사참위는 “(가해자들은) 온라인 공간을 주 소통창구로 이용했고, 그 이용자 대부분 청장년층”이라고 했다.

사참위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의 혐오 발언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는 방식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세월호피해지원과는 추가적인 명예훼손 피해를 막기 위해 명예훼손과 혐오표현 확산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재난·참사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의 법적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난 보도 시 언론 자정능력 강화, 배·보상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정보 공개 개선 등도 제안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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