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유명 디자이너 A씨의 패션쇼를 보고 원하는 옷을 골라 맞춤 제작을 해왔다고 A씨와 친분이 있는 지인이 1일 중앙일보에 전했다. 김 여사가 옷을 고르면 A씨는 청와대로 들어가 김 여사의 몸에 맞게 옷을 수선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정숙 여사의 옷 모음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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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여사는 2017년 5월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직후 A씨의 딸이자 역시 패션 디자이너였던 B씨를 청와대 직원으로 채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김 여사의 요청에 따라 B씨의 국적이 한국이 아닌 프랑스임을 알고도 그를 청와대 직원으로 채용했다. B씨는 현재 김 여사의 의상ㆍ의전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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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패션쇼 보고 고르면 청와대에서 수선”
김정숙 여사를 오랜 고객으로 알고 지냈다는 디자이너 A씨는 이날 중앙일보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대신 A씨와 오래 사업을 함께했던 C씨는 본지에 김 여사와 디자이너 A·B 부녀와의 관계 등을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7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봄씨어터에서 인도 영화 '당갈'을 관람하기 앞서 인도 유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여사는 '2억 브로치' 의혹을 일으킨 표범 모양의 브로치(붉은원)을 착용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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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씨는 “김 여사가 입었던 A씨의 옷은 대부분 A씨의 패션쇼에 올랐던 작품”이라며 “김 여사가 패션쇼를 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면 A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가봉(假縫ㆍ임시 바느질)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원래 강화도 원단집 딸이라 옷에 대한 애착이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 여사가 2017년 6월 첫 방미때 입었던 효제충신(孝悌忠信) 민화 문자도의 글자 중 ‘悌(제)’를 새긴 블라우스는 A씨와 그의 딸 B씨가 그해 3월 파리 컬렉션에서 함께 선보였던 작품이다.
C씨는 B씨의 역할에 대해선 “청와대에서 맡은 역할이 관저에서 의전ㆍ의류 등을 담당하니 김 여사가 옷을 고르는데 관여하거나, A씨가 옷을 가봉한 뒤 마무리 수선 등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A씨를 알게된 계기는 정확히 모르지만 김 여사가 A씨의 옷을 오래 전부터 이용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옷을 주문하고 수선하는 과정 등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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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1회 대여료 80만원…브로치도 패션쇼 보고 요청”
김 여사는 A씨의 옷을 주문할 때 구입이 아닌 대여를 했다고 한다. 옷 한 벌을 빌리는 가격은 80만원정도였다고 한다. C씨는 김 여사가 지불한 대여료에 대해 “비싸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패션쇼에 올랐던 작품 기준으로는 비싼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김 여사가 가격을 깎고 또 깎아서 A씨는 사실 혜택을 본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2018년 프랑스 국빈방문 당시 김정숙 여사가 입었던 샤넬 한글 재킷이 3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전시돼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18년 10월 15일 김정숙 여사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으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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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억원을 호가하는 까르띠에의 제품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호랑이 모양의 브로치도 A씨의 패션쇼에서 모델이 착용했던 제품이라고 했다. C씨는 “그 브로치는 A씨가 친분이 있는 디자이너에게 소품으로 협찬받았던 것”이라며 “김 여사가 패션쇼를 보고 마음에 들었던지 옷과 함께 브로치를 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가격에 대해선 “잘 기억 나지 않지만 고가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는 김 여사가 A씨에게 지불한 의상 대여료가 얼마였는지, 그리고 김 여사가 A씨의 옷을 구입 또는 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참모들이 정확히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확인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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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프랑스 국적 디자이너는 왜 비정규직을 택했나
청와대에서 근무 중인 B씨의 국적은 프랑스다. 청와대 관계자는 “B씨는 F4(재외동포) 비자를 가진 동포”라며 “출입국관리법ㆍ재외동포법ㆍ외국인고용법 상 취업에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법적 문제는 없지만 여러 상황을 감안해 단기상용계약직으로 계약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2017년 미국을 공식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워싱톤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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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부친 A씨와 함께 패션쇼를 진행해온 디자이너다. A씨 브랜드의 홈페이지에는 지금도 두 사람이 나란히 대표 디자이너로 소개돼 있다. 그런데 잘 나가던 디자이너 B씨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활동을 중단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B씨는 현재 청와대에서 상근직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다”며 “민간에 있었다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디자인 일을 겸하면 이해충돌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디자인 일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씨가 청와대 비정규직을 택한 배경에 대해선 “국가에 대한 기여와 유사한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반면 C씨는 “김 여사의 요청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김 여사는 B씨가 태어나기 전부터 A씨와 인연이 있었고, B씨도 아기때부터 알고 지냈다”며 “이들 부녀에게 믿고 일을 맡기기 위해 불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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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김 여사의 언니가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A씨와 일찍 접촉할 기회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오래됐음을 인정했다. B씨에 대해서도 “관저 관리까지 하는데 모르는 사람을 쓸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B씨는 현재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소속은 총무비서관실이다. 총무비서관실은 청와대의 모든 살림을 담당하는 곳이다. 업무와 소속이 다른 점에 대해 일각에선 “김 여사와의 관계를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B씨가 의전 등을 담당하지만 총무비서관실의 역할도 있는 관저 업무도 맡고 있다”며 “청와대 조직 운영의 문제일뿐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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