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이엔플러스 등 관심…자금 조달 능력 의구심 여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쌍용차[003620] 재매각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3~4곳의 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력 부족으로 에디슨모터스로의 인수·합병(M&A)이 막판에 무산된 점을 고려하면 법원과 매각 주간사가 자금력을 최우선으로 검토해 최종 인수자를 선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쌍방울[102280] 그룹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직후 가장 먼저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
쌍방울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그룹의 특장차 제조회사인 광림[014200]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매각 주간사에 인수 의향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2차전지와 소방차 및 특장차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이엔플러스[074610]는 이날 공시를 통해 "사업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기업 1곳과 사모펀드 1곳 등이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재매각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공개경쟁입찰로 진행했던 최근의 매각 작업이 실패로 끝남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정 후보자에 우선 매수권을 부여한 뒤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매각도 거론된다.
쌍용차 측은 매각 방식을 결정한 뒤 기업들로부터 공식적인 입찰 의향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쌍방울 그룹 등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들의 자금력이 에디슨모터스와 비교해 낫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는 광림의 지난해 매출은 1천884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이다.
광림과 함께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오케이(243억원), 나노스(514억원), 비비안(1천878억원) 등 쌍방울그룹 계열사의 작년 매출을 합치면 규모는 4천억원 가량이다.
이엔플러스의 작년 매출은 553억원, 영업손실은 19억원이다.
쌍방울그룹의 경우 매출 규모로만 보면 에디슨모터스보다 크지만, 작년 2조4천293억원의 매출을 올린 쌍용차를 인수해 정상화하기에는 그룹내 자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쌍방울그룹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골프장 관리 업체인 ㈜성정에 밀리며 인수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쌍방울은 당시 1천100억원 가량의 인수자금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서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3천억원 이상의 인수대금에다 운영자금 등까지 고려하면 쌍용차 인수금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쌍방울이 실제로 인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대금을 얼마나 내는 것과 함께 자금조달 능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며 "인수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돼도 자금력 있는 인수 후보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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