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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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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넘보다가, 서울 3선 의원이··· 잇단 충북도지사 출마선언에 지역사회 발끈[6·1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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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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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전 의원


6·1지방선거를 앞두고 평소 타지역에서 활동하던 정치인들이 잇달아 충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영환 전 의원은 지난달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충북도지사 선거로 유턴했다. 서울 서초에서 3선을 했던 이혜훈 전 의원은 아버지가 제천 출신이라는 이유로 ‘충북의 딸’을 자처하며 충북도지사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충북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충북도지사 출마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전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을 두고 “자리욕심 때문에 출마한 사람들이 충북도를 제대로 꾸려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2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같은 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충북 지역 3명의 국회의원, 수많은 당원들이 충북지사 선거에 나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충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지사 출마선언을 한 지 열흘 만이다. 이어 김 전의원은 4일 충북도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충북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로 유학 갔던 충북의 아들 김영환이 이제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그동안 경험하고 쌓아온 모든 역량을 충북 발전과 도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마음껏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충북의 아들’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충북에 큰 연고가 없다는 것이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다. 충북 괴산이 고향이고 청주고를 졸업한 김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고양시 병 당협위원장이다. 국회의원도 경기 안산에서 15, 16, 18, 19대 등 4선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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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전 의원


지난달 30일 충북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혜훈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 전 의원은 서울 서초갑의 3선(17, 18, 20대) 의원을 역임했다. 아버지가 충북 제천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 전 의원은 자신을 ‘충북의 딸’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김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은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꾼 오제세 전 의원 등과 공천경쟁을 벌이게 된다.

앞서 지난 1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김영환·이혜훈 전 의원은 충북도지사 후보 출마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강남을 누비던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이혜훈씨와 경기도에서만 기웃대던 김영환씨가 얼마나 충북도민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지역 현실에 관심을 가졌겠냐”며 “지방자치 무시하고, 충북도민 우롱하는 이들의 출사표는 지역유권자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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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지난 4일 충북학생연합이 충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영화 전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을 비난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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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영환 전 의원이 충북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지난 4일 충북학생연합이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김 전 의원과 이 전 의원을 비난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충북의 아들·딸’을 내세우며 한표를 호소하는 것은 옛 정치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며 “충북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충북에서 10~20년씩 활동하고, 지역을 더 잘아는 사람들이 도지사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이 충북에 연고가 있더라도 충북의 문제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겠냐”고 덧붙였다.

엄태석 서원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타지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충북도지사로 출마했다고 해서 비난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만, 공정한 과정으로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해 지역주민들을 실망시키면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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