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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입’ 김여정, 담화전 시동…이틀 만에 “남조선은 주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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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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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를 방문한 김여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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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입’ 역할을 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남측에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지 이틀 만인 5일 또다시 담화를 발표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의 1일 ‘사전 발사원점 정밀타격’ 발언을 재차 비난하면서도 “남조선은 우리 주적이 아니다”면서 한결 정제된 표현을 사용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이미 남조선이 우리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면서 “다시 말해 남조선군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격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남조선을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남조선이 어떤 이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전쟁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상대방)의 전쟁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핵전투 무력이 동원되게 된다”고 했다. 핵 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면서 남측이 군사행동을 하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날 담화는 김 부부장 명의로 나온 19번째 담화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일에도 박정천 당 비서와 각각 담화를 발표하고 서 장관의 발언에 대해 “남측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5일 담화는 이틀 전 담화의 해설적 성격이 강하다. 분량도 400여자에서 1400여자로 3배 이상 늘어났으며, 비교적 정제된 표현으로 핵보유가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을 자세히 설명하며 남측의 오판과 자제를 촉구했다. 3일 담화 내용이 너무 호전적이었다고 판단해 추가 해명을 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담화에서는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 가당치 않다. 망상이다. 진짜 그야말로 미친놈의 객기다” 같은 일부 거친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이틀 전 ‘미친놈’, ‘쓰레기’ 같이 원색적 표현을 쏟아낸 것에 비하면 수위가 낮아졌다. 김 부부장은 당시 담화에서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하겠다”고 밝혀 남북통신연락선 단절, 9·19 군사합의 파기 같은 강력 대응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이날 “남조선은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라고 말한 것도 눈에 띈다. 핵보유국을 내세워 힘을 과시하면서도 자신들을 건드리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남측의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에서 유사시 북한군의 핵 사용 전략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북측이 전쟁 발발시 어느 단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번 담화에서 “전쟁 초기에 핵전투 무력이 동원되게 된다”면서 개전 초기 핵무기 동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나 핵 무력 등을 거론하는 부분 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뿐 아니라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면 상단에 게재됐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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