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특조위 조사활동 방해는 국가범죄"
세월호 8주기 앞둔 팽목항 |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기관이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를 방해하고 통제하기 위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공모하고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이날 제138차 전원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등에 대한 진상규명 활동 방해 조사' 직권조사 사건을 논의하고 수정 의결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는 세월호 특조위 근무 직원이나 특조위 방해 행위에 가담한 공무원 등을 조사해 확보한 진술과 해양수산부·국가정보원의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박근혜 정부 당시 특조위 위원 선출부터 특조위 활동 종료까지 장기간에 걸쳐 청와대를 비롯해 관련 부처 및 국가 기관의 방해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 특조위는 2015년 1월 1일 설치돼 이듬해 6월 30일 활동을 종료했다.
특히 사참위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특조위 활동 방해를 지시한 정황이 담긴 자료를 새롭게 확보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특조위 출범을 앞두고 2014년 7월∼10월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 전 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 관련 청와대 책임을 부인하고 특조위 권한을 제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관련 수석에게 여러 차례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4년 8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각 비서관실에 특조위 위원 후보자를 추천해 달라는 취지로 업무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 사참위는 이런 행위가 김 전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청와대는 특조위 위원 구성에 참여할 권한이 없었지만, 사실상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를 여당 추천 위원으로 추천해 위원 선출에 개입했다는 것이 사참위 판단이다.
또 2015년 1월 20일에도 김 전 비서실장은 '세월호 관련 논의가 수습 수순이 아니라 새로운 불씨로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관련 부처가 세월호 진상조사 및 배·보상 등 문제에 대해 원칙에 따라 강하게 중심을 잡고 업무를 철저히 수행해달라' 등의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비서실장은 해양수산비서관실을 통해 세월호 참사와 특조위 동향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기도 했다.
김 전 비서실장이 2015년 1월 20일 지시한 뒤부터 국무조정실은 비공개 세월호 관계차관회의를 여러 차례 열고 관계 부처 차관과 공무원들에게 특조위 설립 방해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행정자치부는 해수부·청와대 등과 협의해 특조위 조직 축소 방안을 실행했고, 기획재정부는 조직 예산 축소 방안 등을 내놨다.
특조위 방해 계획은 박 전 대통령에게도 서면 보고됐다.
사참위는 "박 전 대통령도 당·정·청 세월호 특조위 방해 행위를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정·청은 세월호 특조위 설립부터 종료 때까지 세월호 관계차관회의를 통해 방해 행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보수단체 지원을 통해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청와대 요구로 2014∼2016년 33개 보수단체에 총 69억여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사참위는 "박근혜 청와대 당시 특조위 조사에 협조할 의무를 지닌 국가기관이 오히려 조사를 방해하고 통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모해 수립하고 시행한 것이 확인된다"고 했다.
이어 "특조위 활동 방해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통한 피해자 구제 조치를 저지한 국가 범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사참위는 새롭게 드러난 김 전 비서실장의 특조위 조사 방해 지시 행위와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성립 여부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검증할 예정이다.
앞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옛 여권 고위 관계자들은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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