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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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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고달픈 타향살이보단 위험과 맞서겠다"…돌아오는 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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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초소 통해 입국하는 우크라인 늘어…대부분 여성·어린이

"공황상태로 떠났지만 이젠 전쟁이 뭔지 이해…가족들도 여기에"

연합뉴스

길거리서 허기 달래는 우크라 난민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세히니의 국경검문소 앞에서 러시아군 침공을 피해 폴란드로 탈출하려는 난민들이 줄지어 선 채 간편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피란길에 올랐다가 최근 귀향을 결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쟁이 몇 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고달픈 타향살이보다는 차라리 고국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맞서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최근 르비우 등 국경 초소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르비우의 군사 행정관인 유리 부치코씨는 지난 1일 르비우 국경 초소를 거쳐 우크라이나를 떠난 사람은 1만8천명, 돌아온 사람은 9천명이라고 말했다.

이 중 일부는 물품 운송업자였지만,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우크라이나 가족 일원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중 다수는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18∼60세 남성들은 국가 총동원령으로 출국할 수가 없었다. 실제 국경을 넘는 차량 운전자는 거의 여성이었고, 기차와 버스 정류장은 여성과 어린이들로 가득 찼다고 NYT는 전했다.

부치코씨는 "사람들은 이제 전쟁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고, 전쟁을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머물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공황 상태로 떠났지만 여전히 가족들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또 상점과 기업들도 다시 문을 열면서 다시 일하기 위해 돌아가려는 우크라이나인들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러시아군이 퇴각하자 수도 키이우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400만명 이상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고향을 떠나긴 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 안에 머무는 사람은 700만명이 넘는다. 러시아군의 공습이 이어지는 남·동부 도시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서부로 피란한 이들이다.

연합뉴스

길거리서 쪼그려 앉아 끼니 때우는 우크라 난민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쪽 도시 브로바리 길가에서 러시아군 침공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한 여성이 쪼그리고 앉아 끼니를 때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르비우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옥사나씨는 동부에 있는 드니프로로 돌아가려고 기차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는 딸, 1살짜리 손자와 함께 폴란드와 체코에서 2주 이상 난민 생활을 했다.

그는 "아무도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나를 청소부로 데려갈 준비가 돼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살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강사인 딸 할리나씨는 "체코에서 작은 센터에 머물렀는데,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하고 체코어로 돼 있어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폴란드에서는 이틀간 대피소에서 지내다 호텔로 옮겼지만 그 후 돈이 다 떨어졌다고 했다.

할리나씨는 "쉽지 않았다. 모두 한방에 지냈고, 특히 폴란드에서는 음식 등에 많은 도움을 줬지만 우리가 살 곳은 없었다"고 고충을 전했다.

옥사나씨도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 집으로 오고 싶어 한다"고 했다.

기차역에서 만난 공무원 발레리아 유리브나씨는 미콜라이우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부 미콜라이우는 여전히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는 한 달 동안 딸, 개와 함께 친구들과 한 아파트에서 지내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폭격받은 미콜라이우 병원 창문에 보호 필름을 붙이는 것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자원봉사를 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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