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지난 달 말 현재 나란히 20%를 넘어섰다. 토스뱅크도 대출 비중 30%를 넘겼다. 이달부터는 일부 신용평가(CB)사의 신용 점수 기준 조정으로 중·저신용 대출 대상이 늘어나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 비중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1~3월) 중·저신용고객(KCB 신용점수 하위 50%)에게 공급한 무보증 신용대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538억원)보다 11.6배 늘어난 62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중·저신용 대출 확대를 위해 금리를 내리고 고신용자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한 영향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포용과 실수요자 우선 공급 원칙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중·저신용고객에게만 신용대출을 신규로 내줬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 현재 무보증 중·저신용 대출 잔액은 2조6912억원으로 전년 말에 견줘 2269억원 증가했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전년 말 17%에서 2월 말 19%에 육박했고, 지난달 말 기준으론 20%를 채웠다.
올 들어 매월 평균 1%포인트(p)씩 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목표는 전체 무보증 개인신용대출의 25%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연말까지 목표 비중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지난 1분기 중 중신용플러스대출을 제외한 중·저신용 상품의 평균 취급 금리는 6%대 초반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지난달 24일 중신용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2분기에도 중·저신용 위주의 여신 정책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중·저신용 고객에 대한 변별력 강화를 위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및 대안정보 활용 범위를 확대를 위해 기업 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그룹 공동체 외에 교보그룹과 데이터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를 이용하고 있는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환 신용평가 모형'도 개발할 계획이다.
CB사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기준 점수를 높여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기가 쉬워졌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지난 1일부터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기준 점수를 820점에서 850점으로 상향해 공시했다. 또 다른 CB사인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중·저신용자 기준으로 신용점수 874점 이하를 적용한다. KCB의 신용 하위 50% 기준 점수가 오르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대상도 늘어난다. 신용점수 821~850점인 고객이 고신용자에서 중·저신용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고신용 대출을 팔지 않는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확대 효과가 특히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준 상향이 중·저신용대출 목표 달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인터넷은행들이 금융당국에 낸 가계신용대출 대비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5%, 토스뱅크는 42%다.
케이뱅크의 경우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5년간 2조5000억여원의 중저신용대출을 실행해 지난달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비중 20%를 넘겼다. 토스뱅크는 3월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31.6% 수준이다. 토스뱅크가 최근 인터넷은행 최초로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도 전체 고객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39.4%에 달한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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