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최저임금 차등화될까①
(서울=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신문의날 행사 참석차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2.4.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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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중소기업 다 나자빠지고 '난 최저임금보다 조금 적더라도 일하겠다'는 150만 원, 170만 원 받고 일하겠다는 분 일 못 하게 해야 됩니까? 200만 원 줄 수 없는 자영업자는 사업 접으라고 해야 됩니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3월7일 경기 안양 유세)
최저임금은 업종별·지역별로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게 윤석열 당선인의 신념이다. 이 가운데 지역별 차등화는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업종별 차등화는 이미 법적 근거가 있어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캐스팅보트'를 쥔 현 공익위원들의 성향에 비춰볼 때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는 이들의 임기가 끝나는 2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경영계와 노동계는 지난 5일 최저임금위원회의 올해 첫 전원회의에서부터 업종별 차등화 문제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이 수십년간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며 올해에는 전향적으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오히려 업종별 차등적용의 근거가 되는 법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근거해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이 이뤄진 건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첫해인 1988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최저임금위원회에선 찬성 13표, 반대 2표, 기권 9표로 차등적용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업종을 크게 2개 그룹으로 나눠 1그룹에는 시간급 기준으로 3700원, 2그룹은 3900원을 최저임금으로 책정했다. 이 때 1그룹에는 식료품, 섬유, 의복, 가죽, 신발 등 12개 업종이, 2그룹에는 음료품, 담배, 가구, 산업화학 등 16개 업종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후 34년간 업종별 차등적용은 단 한 차례도 시행되지 않았다. 노사간 균형추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이 그동안 최저임금 차등적용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차등적용이 근로자의 최저생계비 보장이란 최저임금의 취지에 위배된다는 등의 노조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위원·근로자위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노사간 의견이 갈리는 사안에선 공익위원이 사실상 결정권을 가진다.
민주노총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2022년 최저임금 인상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된 이날 이번 심의의 쟁점으로 떠오른 '차등적용'과 관련해 법 조항 삭제 등 최저임금 제도개선 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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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익위원들 역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반대하는 쪽으로 기울어있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차등적용 안건이 반대 15표, 찬성 11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공익위원은 정부가 임명하는데, 현 공익위원들은 지난해 대부분 유임됐다. 이들의 임기는 2024년 5월까지다. 이들 모두 중도 사퇴없이 끝까지 임기를 지킨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려면 새로운 공익위원들로 교체되는 2년 뒤까지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이를 의식한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최우선 국정과제에서 제외하고 중장기 과제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새 정부 초기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는 매년 논의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30여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가결된 적이 없는 것은 그만큼 시행될 경우 업종별 차별 등 우려가 크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은 3월말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 6월말까지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법정시한 내 결정된 적은 거의 없다. 원칙적으론 적어도 법정 최저임금 결정 고시기한인 8월5일까지는 결론이 나야 한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올해 첫 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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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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