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들고 인사하는 권성동 |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4선의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권 의원은 8일 의원총회에서 조해진 의원을 81 대 21표로 여유 있게 누르고 윤석열 정부 첫해 집권당의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권 원내대표는 압도적 여소야대 지형에서 내달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드라이브를 각종 민생·개혁 입법으로 뒷받침할 중책을 떠안았다. 검사 출신으로 국회 법사위원장을 지낸 그는 윤 당선인의 죽마고우이자 복심으로 정권교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대선후보 경선을 전후해 캠프와 선대위 요직을 맡았다가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이 불거지면서 2선으로 물러났지만 '합의추대론'이 나올 정도로 존재감은 컸다. 권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을 빨리 실천하고 법제화하는 것이 1기 원내대표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부와 발맞춰서, 또 야당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 이런 과제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인사청문 정국이 그가 뚫어야 할 1차 관문이다. 민주당이 '송곳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치밀한 원내 전략을 수립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전부터 삐걱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그로서는 중요하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코로나19 손실보상 2차 추경안의 처리 문제도 권 원내대표가 거쳐야 할 시험대다. 특히 정부조직법 및 부동산 세제개편을 비롯해 새 정부 국정 과제의 상당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임기 초 국정 동력을 잃지 않도록 국회 과반의 설득을 얻어내는 데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날 현재 원내 의석은 민주당 172석, 국민의힘 110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등인데, 무소속 7명도 대부분 민주당 출신이니 국민의힘은 압도적 열세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가 대화와 타협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여러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돌파력과 뚝심 못지않게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절실하다. 따라서 집권당의 원내 수장으로서 수평적인 당ㆍ청관계를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급한 국정과제를 놓고 야당과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권 원내대표가 그러한 과정을 소홀히 하고 여당을 '청와대 출장소'로 격하시킨다면 민심은 급랭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시중에는 권 원내대표에 대한 불안한 시선도 없지 않아 보인다. 대선 이후 그는 거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거취 결단을 촉구하는가 하면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총리 가능성에 대해 "과도한 욕심"이라고 무안을 줬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선 '대선 불복' 프레임을 제기했고, 사면 이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퇴임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권 의원으로서는 나름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어쨌든 이런 일련의 발언들이 신구 권력의 갈등을 키우면서 국민을 불편하게 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오수 총장이 자진사퇴에 선을 긋자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는데, 본인 역시 대선 승패가 0.73% 포인트로 갈렸다는 점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의힘 승리가 아닌 민주당 패배'라는 평가의 의미를 곱씹으며 또 다른 오만과 독선, '내로남불'의 함정에 빠져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야당과의 협치에 정력을 쏟겠다", "건강한 당ㆍ청 관계를 바탕으로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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