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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물가와 GDP

추경하며 물가잡겠다·규제풀며 부동산 안정…경제팀 난제 직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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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고물가→금리 인상 가속화…3% 성장 경고등

대규모 추경, 물가에 기름 붓는 격…국채발행도 만만치 않아

사령탑 후보자 추경호 "물가·민생 안정 최우선…경제장관들 원팀돼 풀겠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팀이 시작부터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고물가로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고, 부동산 시장은 이미 꿈틀거리는데 각종 규제는 완화하는 엇박자가 돌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 상황에 맞춰 당선인의 공약을 조정·조율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팀의 첫 번째 과제가 될 전망이다.

◇ 10년 만에 고물가…슬로플레이션 경고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추경호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이창양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내정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팀이 바로 마주해야 할 현실은 한마디로 위기 국면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풀린 풍부한 유동성으로 전 세계가 고물가에 노출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돼 버렸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이를 통제하고자 각국 정부는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밖에 없게 됐다. 경기 회복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결국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위험이 커졌다고 한다. 현실과 좀 더 가깝게 이야기하면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4%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우리 국민이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경험하고 있다는 의미다. 3%대 초반으로 상향조정된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 컨센서스도 다시 한번 올라가는 분위기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기존 컨센서스였던 3%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벌써 2%대 후반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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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플레이션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물가 억제하면서 재정 풀기…국채금리도 8년여만에 최고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주요 공약들이 현 경제 상황과 배치된다는 문제 제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첫 번째로 제시되는 난제가 50조원 상당의 추경 편성이다.

올해 1차 추경 16조9천억원을 뺀 33조원 안팎의 추경을 편성한다 해도 물가 안정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면서 재정을 풀어 물가를 자극하는 역설은 변하지 않는다.

물가를 잡고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등 브레이크를 밟는 가운데 다른 발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격이다.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려 한다 해서 제대로 발행이 될지도 의문이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8일 연 2.987%를 기록했다. 2013년 12월 12일(연 3.0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금리가 높다는 것은 국채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고 국채를 발행하는데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는 의미가 된다. 대규모 국채 물량을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할 경우 국채금리가 폭등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소상공인에 대한 당선인의 공약을 지키려다 경제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서민 생활물가와 민생 안정"이라면서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경제 장관들이 '원팀'이 돼 당면 현안을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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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소비자물가 추이
[연합뉴스 자료그래픽]


◇ 부동산 규제 풀기도 전에 시장은 '들썩'

부동산 시장 역시 새 경제팀이 마주하게 될 또 다른 엇박자다.

부동산 시장은 윤석열 후보를 24만표차 당선으로 이끈 중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재건축 등 각종 부동산 규제와 대출, 세제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원상 복구하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공약인데 하필 문재인 정부의 이런 정책이 그나마 효과를 내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을 원상복구 하겠다는 것이 호재가 돼 부동산 시장은 벌써 들썩거리는 분위기다.

각종 규제를 풀어 시장을 원위치로 돌려놓으면 장기적으로 시장이 기능을 회복하면서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적으로는 규제를 원상복구 하는 것이 호재가 돼 시장은 더 들썩거리게 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약속을 지키려 하면 간신히 안정을 찾은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게 되고, 그렇다고 그대로 두면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 된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공약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로 돌아온다"면서 "현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공약과 그렇지 못한 공약을 구분하는 공약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공약은 지키기 어렵다는 말을 옆에서 쉽게 하기 어려우니 결국 당선인이 적정선을 최대한 빨리 결정해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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