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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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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려인마을 안착 우크라 전쟁난민 "평화를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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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들, 남겨진 동포 안전과 우크라이나 평화 기원하며 예배

연합뉴스

우크라 전쟁난민, 광주 고려인마을서 평화 찾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10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교회에서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전쟁난민 어린이가 엄마 무릎에 앉아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2022.4.10 hs@yna.co.kr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지금은 평화를 되찾았어요. 전쟁이 끝나면 친구들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 이지아나(18) 양은 10일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보낸 지난 20여 일을 돌아보며 비로소 안식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양이 태어나고 자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브도 전쟁의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고향 마을의 학교가 불타는 영상을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지켜본 이양은 남겨진 이들 걱정에 긴 대화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고향 친구들과 함께 찍었던 휴대전화 속 사진은 국경 검문소를 넘는 과정에서 전부 지워야만 했다.

이양은 피난 생활이 길어져 친구들 얼굴, 고향 마을과 집 풍경이 기억에서 사라질까 두렵다고 했다.

이양은 아버지, 오빠와 함께 몰도바와 루마니아를 거쳐 지난달 21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왔다.

고려인마을은 이양 아버지가 1년에 한 차례씩 돈을 벌기 위해 다녀가던 곳이다.

연합뉴스

러시아군 공격에 불타는 이지아나 양의 고향 마을 학교
[이지아나 양 제공 SNS영상. 재판매 및 DB 금지]



전쟁을 피해 빈손으로 떠난 이양 가족의 소식을 전해 들은 고려인마을은 항공경비와 우선 지낼 거처를 마련해줬다.

이양 가족처럼 광주 고려인마을의 도움을 받아 한국으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는 지금까지 83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날 고려인마을 교회에서 함께 예배하며 아직 남겨진 동포들의 안전과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했다.

지금도 루마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우크라이나 주변국에서는 고려인 동포 125명이 광주 고려인마을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열세 살 딸, 일곱 살 아들과 함께 도착한 스페틀라나(33) 씨는 "전쟁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조야 광주 고려인마을 대표는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전쟁 난민은 아픈 역사 때문에 흩어졌지만 다시 만나야 할 우리의 동포"라며 "이들을 보듬고 돌볼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자체 모금 운동과 지역사회 후원으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의 모국행과 정착을 돕고 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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