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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제2 BTS 될래” 미국서 1만3000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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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소속사 오디션미래 K팝 인재 발굴이젠 전세계서 지원

조선일보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사우스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이브 멀티레이블 합동 오디션. 온라인으로 신청받은 이 오디션엔 총 1만3000여 명이 지원했다.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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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인재 수혈 시장이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8일(현지 시각)부터 시작한 BTS 소속사 하이브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오디션에 총 1만3000명의 현지 꿈나무가 지원해 춤과 노래 실력을 겨뤘다. 국내 음악기획사들이 해외에서 개별적으로 멤버들을 영입한 경우는 있지만, 단체로 모여 이런 대규모 해외 오디션을 연 건 처음이다.

만달레이베이호텔 사우스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오디션에는 8일 하루에만 3000명이 몰렸다. 8~9일, 15~16일 BTS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개최에 맞춰 총 4차례 열리는 이번 오디션은 국적·성별에 상관없이 11~19세 인재들을 발굴한다는 계획. 랩·댄스·보컬 3개 분야다. 이날 호텔 재스민룸에서 만난 클로이(19·Chloe Villamayor)는 “여행 경비 3000달러를 들여 LA에서 엄마 언니와 함께 왔다”며 “일단 합격하면 하이브는 미국 음악 기획사들과 달리 진짜 음악을 가르쳐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이브를 시작으로 오는 18일부터 씨앤블루, AOA, 피원하모니 등이 속해 있는 또 다른 음반 기획사 FNC가 미국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뉴저지 및 뉴욕 등 총 6개 지역에서 16회에 걸쳐 글로벌 신인 오디션을 개최할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오디션을 위해 아예 메타버스 가상 공간에 SM타운을 만들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가수 지망생들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음반 업계 관계자는 “요즘 K팝 스타들은 데뷔부터 국내를 넘어 빌보드 등 해외 음원차트를 중점으로 공략한다”며 “K팝 시장 타깃층이 넓어지면서 글로벌 현지 인재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하이브의 미국 현지 오디션이 열린 만달레이베이호텔 재스민룸 앞에는 시작 시각인 8일 낮 12시부터 오디션장 입구에 200명 이상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다양한 국적에 앳된 모습의 지원자들은 긴장한 기색으로 자기 차례를 기다리거나, BTS의 ‘버터’ 등 오디션장 배경음악에 맞춰 몸을 풀고 있었다. male(남성), female(여성)에 이어 ‘they’로 적힌 대기 표지판도 보였다. 게이나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 지원자를 위한 안내다. 라스베이거스 현지 출신으로 오디션 춤 부문에 참여한 다이앤 모런(Diane moran)은 “오디션 끝나면 BTS 콘서트를 보러가려 한다.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면서 즉석에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춰보이기도 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을 많이 끌어모으려고 BTS 공연 외에도 라스베이거스에서 뮤지션 공연이 많이 열리는 날짜를 오디션 일정으로 골랐다”고 했다.

하이브는 이날 오디션에서 참가자 전원의 공연 영상과 프로필을 촬영했다. BTS 전담 레이블(브랜드)인 빅히트뮤직, 빌리프랩, 쏘스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KOZ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하이브 아메리카 등 하이브 산하 7개 레이블이 모두 참여한 오디션. 일정 문제로 미처 현지에 오지 못한 레이블들이 돌려볼 수 있도록 영상 기록을 남긴 것이다. 아이돌 지망생들이 데뷔를 위해 경쟁하는 오디션은 그 자체가 상품이 되기도 한다. 이날 댄스 심사에는 ‘BTS 안무가’로 알려진 손성득 퍼포먼스 디렉터가 직접 평가자로 투입됐다.

과거에 비해 현지 출신 아이돌 멤버의 활약이 커지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 호재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1일 하이브가 라스베이거스 대규모 오디션 소식을 처음 발표한 직후 사흘간 하이브 주가가 상승했고, 투자자 매수세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오디션 개최 자체가 새 그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다”며 “해외 진출로 ‘대박’은 어려워도, ‘중박’은 쉬워진 만큼 인재 확보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외 멤버 영입 성공 사례가 축적 중이다. 현지 멤버를 영입할 경우 그들의 고향에서 그룹 인지도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태국 국적인 블랙핑크 멤버 리사, (여자)아이들 민니, 시크릿넘버 인도네시아 출신 멤버 디타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엔 이들이 한국으로 와 한국 가요 시장에 이식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시작부터 현지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일본 소니뮤직과 JYP 합작으로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한 9인조 걸그룹 니쥬는 일본 현지에서 데뷔해 앨범 발매 당일부터 일본 오리콘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오디션으로 뽑힌 이들도 향후 레이블 선택에 따라 현지와 한국 연습생 양쪽으로 배정돼 데뷔를 준비하게 된다. 이진형 하이브 CCO는 “우리에겐 항상 새 재능이 필요하다. 파이프라인(수송로) 개념으로 신인 발굴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레이블마다 신인 뽑는 관점이 다른데 다들 이번 오디션을 호평한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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