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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미국, ‘고(高)에탄올 휘발유’ 판매 허용… 곡물 가격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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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멘로에 있는 바이오 연료업체 POET 공장에서 유가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멘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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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고(高)에탄올 함유 휘발유 판매 허용’ 조치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료 가격이 상승해 양계농가나 축산농가의 시름이 더해질 가능성도 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유가 안정화 대책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가속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공 행진하는 유가를 잡기 위해 에탄올 함유량을 15%로 높인 이른바 E15 판매를 여름철에도 허용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휘발유는 에탄올 함유량이 10% 안팎이다. 에탄올 함유량을 높인 E15의 경우 여름철에 사용하면 스모그 발생을 심화한다는 지적이 있어 6월1일부터 9월15일까지 판매가 금지됐다.

에탄올 공급업체를 대변하는 재생연료협회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 따라 올해 미국 내 E15 소비 규모는 3억갤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소비 규모는 8억1400만갤런가량이었다.

이처럼 E15의 수요가 높아지면 에탄올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가격이 치솟아 전반적인 곡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미 일리노이주 소재 리서치업체인 아그리비저의 칼 세처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옥수수 수요가 연간 2500만~4500만부셀(1부셀=27kg)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미양계협회는 곡물 가격 상승이 사료 가격을 밀어 올려 닭고기를 포함한 육류 가공업자들의 비용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단체의 마이크 브라운 회장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옥수수 수요를 늘려 전체 식품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에탄올 제조업체가 웃고 소비자는 울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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