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몬델레즈 등 식음료 업체 러시아서 계속 사업
"세금 등으로 돈 보태주지 말아야"…공개서한·집단퇴사
네슬레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네슬레, 펩시 등 식음료 회사들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는 것과 관련해 직원들의 반발이 폭주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들 회사의 직원 인터뷰, 내부 대화록 등을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직원의 반발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는 건 러시아군에 '피 묻은 돈'을 보태주는 셈이라는 우크라이나의 호소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런 반발은 침공을 받은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인접국인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 특히 거세다.
일부 직원은 사측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 더 나아가 자진 퇴사 등 방식으로 반기를 들었다.
네슬레에서는 최근 우크라이나 현지 직원 여럿이 사표를 던지고 회사에 남은 동료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난하는 일이 생겼다.
이들 직원은 네슬레가 러시아에서 광고 정도만 중단한 채 '킷캣' 등 과자를 계속 파는 데 반발했다. 한 우크라이나 직원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사람들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라며 사직서를 냈다.
네슬레는 우크라이나에서 5천800명 정도의 직원을 두고 있다. 네슬레는 직원 퇴사와 관련해 "안타깝다"면서도 "동료를 괴롭히려는 움직임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오레오' 등으로 유명한 과자업체 몬델레즈에서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 직원들이 지난달 최고경영자(CEO)에게 러시아 사업을 중단해달라는 청원을 보냈다.
이들은 청원에서 "세금 등으로 러시아 정부에 납부하는 단 한 푼의 루블화라도 결국은 침략자가 무기를 사들이고 우크라이나 주민을 죽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여기에는 어린이, 여성, 노인이 포함된다"고 규탄했다.
한 우크라이나 직원은 사측이 러시아에서 6천 달러(약 740만원)를 내걸고 오레오 판촉을 계속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판촉은 러시아 국가 번호와 전화번호가 일치하는 응모자 등에게 경품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다른 과자 판촉에서는 러시아 소비자에게 구매 금액의 20%를 돌려주는 방식도 등장했는데, 이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인 3월 15일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몬델레즈 사측은 직원 청원과 관련해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준 데 감사한다"면서도 "우리는 전 세계 동료들에게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 중이며, 간부진과 대화 중"이라고만 밝혔다.
펩시는 러시아에서 음료 판매는 중단했으나 과자, 유제품 등은 '생활필수품'이라는 명목으로 계속 팔고 있다.
이에 반발한 폴란드의 한 직원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싶다"는 취지로 최근 사표를 던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유니레버, P&G 같은 생활용품 업체들도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저귀, 우유 같은 품목이 러시아인의 일용품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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