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 한동훈 지명 철회를”…국민의힘 “문, 검찰개혁 거부를”
결단 촉구하지만 검 개혁 강행 명분·입법 무리수 여론전 유리 ‘계산’
임시국회 코앞에 두고 코로나 피해 보상 등 현안 논의 실종에 비판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제출 박찬대(오른쪽)·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두 법안에 소속 의원 172명 전원이 서명했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찰이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을 삭제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수사를 경찰의 직무로 한정하고 검사의 수사는 다른 법률 규정이 있는 예외적 경우에 한해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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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임시국회가 ‘한동훈·검찰개혁’의 블랙홀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과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폐지법 처리 문제가 정국을 집어삼켰다. 민생 현안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15일 윤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각각 상반된 결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한 내정자 지명 철회를,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에게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심복을 앞세워 사정기관을 장악하고 무소불위 검찰권력으로 공안통치를 자행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무부와 검찰이 야합하면 고위공직자 인사는 검찰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고, 모든 부처는 법무부의 감시와 통제를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한 내정자를 낙마 1순위에 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 내정자가 권력기관 개혁을 야반도주라고 폄훼한 것은 인사청문 후보자라고 보기 어려운 오만방자한 언행”이라며 “인사청문회를 하나마나 탈락”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검찰이 ‘검·언 유착’ 사건에 연루된 한 내정자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만큼만 털어보라”는 불만이 팽배하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에게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이재명 방탄법”이라며 “대장동 게이트, 백현동 옹벽 아파트, 성남FC 불법 운영, 소고기 법인카드 횡령 등 권력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수사 자체를 막아버리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폭정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뿐”이라며 법안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양당은 극단적인 대치국면이 서로 불리하지 않다고 여긴다. 민주당은 한 내정자 지명으로 4월 임시국회 내 ‘검찰 수사권 폐지’ 입법 명분이 강화됐다고 본다. 한 초선 의원은 “검찰의 정치보복이 본격화한 다음에 검찰개혁을 꺼내야 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이 한동훈 지명으로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입법 강행을 무리수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국면이 이어져도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검찰 수사권을 폐지시킨다는데 어느 국민이 동의하겠나”라며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민주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의 강 대 강 대치로 코로나19 피해 보상,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 민생 현안 논의가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검수완박 이슈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이 시점에 과연 국민의 최고 관심사가 검찰 문제인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지역 주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 코로나19 방역을 조정하면 어떻게 국민 건강을 지킬지, 날로 치솟는 물가와 전세보증금에는 어떤 대책을 세울지가 실종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윤나영·박순봉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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