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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식자재 더 주문했는데 4층도 열 수 있겠죠?"…자영업자 '콧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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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상]② 활기 찾는 자영업자들…영업 공간 늘리고 직원 더 뽑아

뉴스1

'17일 서울 종로구 먹자골목의 한 음식점에 24시간 영업을 알리는 간판이 걸려 있다. 2022.4.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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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강수련 기자 = "한동안 문 못 열었던 4층도 열 수 있겠죠?", "재료 준비를 더 했습니다. 일할 맛 나네요"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등이 모두 해제된 첫날인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번화가 내 자영업자들은 장사 준비에 앞서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여의도에서 만난 주점 주인 박모씨(45)는 직원 1명과 함께 손님맞이에 앞서 야채과 고기 등 재료 다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콧노래를 부를 정도로 기분이 좋아 보였던 박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는 첫날이고, 월요일이다 보니 재료를 직전주보다 10~20% 정도 더 주문했다"며 "장사할 맛이 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등포역 주변 번화가 고깃집에 식료품을 납품하는 50대 중반 김모씨 역시 하얀 봉고트럭에서 마늘, 상추, 파 등을 식자재를 허리까지 쌓아놓고 납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씨는 "이전보다 경기가 살아나는 게 느껴진다"며 "거리두기 완화하면서 매출이 늘어날 거란 기대감 때문에 이번주 주문이 많이 늘어난 지역들이 있다"고 말했다.

벌써 매출이 늘었다며 웃음꽃이 핀 식당도 있다. 영등포동 차돌박이전문점 매니저 김모씨(26·여)는 "지난주부터는 손님이 너무 늘어서 밥 먹다가 말고 직원을 더 불러서 일하기도 했고, 단체 예약도 많았다"며 "'매출이 벌써 이 정도로 찼어'라고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손님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닫아놓았던 영업공간을 다시 여는 곳도 있었다. 영등포역 주변에서 4층규모의 민속주점을 운영하는 이병철씨(72)는 "4층에 50명이 들어갈 자리가 있어서 코로나19 이전에는 회식도 많이 했는데 2년간 열 일이 별로 없었다"며 "금·토요일에도 3층에 겨우 사람 차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주에는 27명이 회식한다고 예약도 해서 이제는 4층도 열 수 있을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여의도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사장 40대 A씨(여)는 "앞으로 손님이 늘어날 것 같아서 주말을 이용해 식당 2층에 잡동사니 등을 정리하고 자리 배치도 다시 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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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종로구 먹자골목에서 한 업주가 가게 앞을 청소하고 있다. 2022.4.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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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도 영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직원들을 새로 뽑는 자영업자들도 많았다. 영등포동에서 24시 국밥집을 운영하는 마병민씨(50)는 "2주 전에 미리 공고를 내서 야간에 일할 직원을 2명 구한 상황"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아르바이트생이 쉽게 뽑히지 않는다며 구인난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도 상당수였다. 영등포동 민속주점 사장 이씨는 "중국인들이 지금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못 나와서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의도동의 주점 사장 안모씨는 "심야 아르바이트생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구인사이트) 검색을 해봤는데 시급이 1만원은 훌쩍 넘어야겠더라"며 "일단 매출 추이를 보며 하려고 보류 중"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구인이 한꺼번에 몰렸는데 외국인 근로자 부족 등 공급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며 이같이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 유행 중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배달 등 단기 아르바이트에 익숙해진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매출이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영업자들도 상당수였다. 영등포동 족발집 사장 이석재씨(60)는 "기대감은 있지만 사람들이 다 일찍 들어가는 게 습관이 돼서 실제로 매출이 늘어날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은 24시간 영업하지 않고 3시 정도까지만 문을 열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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