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 납품단가 제값받기 기자회견'을 열고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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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난 등으로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한데요. 현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납품단가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납품단가연동제가 무엇이길래 10여년째 논의를 반복하는 걸까요.
Q. 납품단가연동제가 무엇인가요?
A. 납품단가연동제란 원청 업체와 하청 업체 간 계약 기간에 원자재 가격이 변동할 경우 이를 납품 단가에 자동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대·중소기업이 분담하자는 취지에서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Q. 최근 도입 논의가 본격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납품단가연동제는 중소기업계의 숙원이자 윤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만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최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소기업계에서 도입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입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조 비용이 올랐으나 이를 대기업의 납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중소기업들의 하소연입니다.
Q. 납품단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A.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8~31일 중소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뿌리 및 건설 분야 원자재 가격은 2020년 대비 51.2%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여건이 매우 악화됐다는 응답은 75.2%에 달했죠.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부 반영한 중소기업은 4.6%에 불과했습니다.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하지 못한 기업은 49.2%로 대부분이 납품단가 제값받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중소기업에선 납품단가 미인상시 납품을 중단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생산량 감축(41.9%) △일자리 축소(32.9%) △공장 폐쇄(9.6%)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습니다.
Q. 그동안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납품단가연동제 도입론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불거져왔습니다. 앞서 2008년과 2010년에도 국회에 법안이 발의된 바 있죠. 하지만 공정위와 재계 등에서 시장 원리 훼손, 사적 계약 침해를 이유로 반대해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Q. 납품단가연동제의 대안은 없나요?
A. 과거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이 무산되면서 ‘납품단가 조정협의’ 제도가 대안으로 도입됐습니다. 2008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개정을 통해 처음 제도화됐고, 2019년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개정으로 하도급 거래에 포함되지 않는 위수탁 거래관계까지 제도가 확대 적용됐습니다.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공급원가 변동이 있을 경우 수탁기업이나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협의를 신청할 수 있고, 협의 불개시 또는 합의 불성립 시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생협력법에서는 수탁기업이나 중기협동조합뿐 아니라 중기중앙회에도 납품대금 조정협의권을 부여해 협상력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들은 이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중기협동조합이나 중기중앙회 등을 통해 신청해야 하지만 대기업과의 거래단절이나 낙인 등을 우려해 신청을 꺼리기 때문이죠.
실제로 중기중앙회에는 납품단가조정위원회가 설치돼 있지만 신청이 한 건도 없다고 합니다. 지난해 9월 중기중앙회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1.7%는 조정협의제도 신청 의사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원만한 거래관계 유지(65.7%), 협의결과 불확실(51.5%), 거래단절 우려(27.0%) 등을 꼽았습니다.
김경은 기자 gol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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