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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연합뉴스 '천병혁의 야구세상'

[천병혁의 야구세상] 나누고 베푸는 추신수의 선한 영향력…기부문화 확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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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추신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최근 류선규 SSG 랜더스 단장은 "야구단에서 20년째 일하고 있지만, 추신수(40) 같은 선수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SSG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40억원을 투자해 라커룸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일은 잘 알려졌다.

그런데 추신수가 이 라커룸에 사비로 공기청정기 8대를 들여놓았다는 것이다.

류선규 단장은 "필요한 제품은 구단에 요청해도 되는데 미처 생각 못 했던 공기 청정기를 추신수가 개인 돈으로 사 오길래 깜짝 놀랐다"라고 전했다.

추신수가 주변 사람들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가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2020년 3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리그가 중단되자 월급을 받지 못하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 전원에게 1천달러씩 전달한 사실은 외신을 타고 알려졌다.

당시 추신수는 "내가 마이너리그에서 오래 뛰었기에 월급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의 어려움을 잘 안다"고 밝혔다.

현지 기자들은 '추신수를 아메리칸리그 MVP로 선정해야 한다'며 그의 선행을 높이 평가했다.

추신수는 텍사스 구단 산하 유소년 훈련장에 조명시설을 설치하는 등 미국에서도 다양한 기부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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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한 SSG랜더스 라커룸.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확산한 대구시에 성금 2억원을 전달했던 추신수는 지난해 SSG 랜더스와 계약하면서 받은 연봉 27억원의 상당 부분을 사회 공헌에 사용했다.

SSG 입단 당시 자신에게 등 번호를 양보한 이태양에게 2천만원이 넘는 시계를 선물해 화제를 모았던 추신수는 지난해 모교인 수영초, 부산중, 부산고에 총 6억원의 야구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총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했다.

추신수는 또 SSG 구단 내 저연봉 선수들에게 4천만원 상당의 개인 야구용품을 지원했다.

지난가을에는 인천시 유소년 선수 468명에게 보온 점퍼를 전달하기도 했다.

공개되지 않은 기부 활동도 많았던 추신수에 대해 류 단장은 "지난해 받은 연봉이 몇억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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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인천 유소년 선수들에게 보온점퍼 468벌 전달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KBO리그에서는 연봉을 많이 받아도 인색하다는 평을 받는 선수들이 많았다.

예전에는 선수들을 따라다니면서 밥도 사고, 술도 사는 이른바 '스폰서'들도 제법 있었다.

그런 문화에 젖다 보니 선수들은 자신들의 돈을 쓰기보다 대접받는데 더욱 익숙했었다.

하지만 추신수의 기부 활동이 알려지면서 조금씩 변화의 모습도 보인다.

올 시즌 SSG에 복귀한 김광현(34)은 'KK 위닝 플랜' 마케팅을 벌인다고 발표했다.

김광현이 정규리그에서 승리를 거둘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SSG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로 직접 혜택을 주는 행사다.

SSG는 지난해 추신수 입단 이후 선수들의 훈련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야간경기가 열려도 오전에 출근해 준비하는 추신수를 따라 선수들이 일찍 운동장에 나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추신수는 후배 선수들과 수시로 대화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다고 한다.

훈련 분위기뿐만 아니라 추신수가 보여준 기부 문화의 선한 영향력이 SSG를 넘어 프로야구 전체에 확산하기를 기대해 본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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