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오늘부로 요격시험 안할 것"
국제사회에 시험금지 동참 요구...中·러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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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정부가 앞으로 인공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자국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공동 규범을 만들어 인공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를 전세계적으로 금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요격시험을 겨냥한 조치로 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 우주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오늘부터 파괴적인 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을 공식적으로 금지한다고 선언한 나라는 미국이 처음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요격 미사일 시험에 따른 위성 잔해가 우주 비행사와 미군뿐 아니라 전 세계 상업용 위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시속 수천 마일 속도의 농구공 크기 파편은 다른 위성을 파괴하고 모래알만 한 파편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선언이 우주 군사 행동의 새로운 규범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인공위성 요격 시험으로 만들어진 잔해는 모든 국가의 안보와 경제, 과학적인 이해관계에 필수적인 위성과 다른 우주 물체를 위협하고 우주 비행사에 대한 위험도 키운다"며 "이런 요격 시험은 우주 공간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모든 나라의 우주 탐사와 이용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자국 내 금지에 이어 향후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위성 요격 미사일시험 발사를 금지시킬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특히 위성 요격 미사일 개발에 앞장서온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조치로 보고 있다. 우주분야 비정부기구인 시큐어 월드 재단의 브라이언 위든 국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시험금지 선언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시큐어 월드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위성 요격 미사일시험을 진행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등 4개국으로 이들 국가들은 최소 위성 요격 무기 시험을 10여 차례 이상 실시했다. 해당 요격 시험으로 만들어진 우주 파편은 63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러시아는 앞서 지난해부터 인공위성 파편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옛 소련 시절 배치된 첩보 위성을 요격하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 우주군사령부는 이 시험으로 1500여 조각의 우주 쓰레기가 생성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요격으로 생긴 파편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접근해 우주비행사의 외부 유영이 취소됐다고 항의한 바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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