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데이에 일본 덮밥집 요시노야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모습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의 대표적인 규동(소고기 덮밥) 체인 기업인 요시노야의 임원이 여성 모독 발언으로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1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토 마사아키 요시노야 상무는 지난 16일 와세다대학교 '디지털 시대 마케팅 종합 강좌' 강사로 나와 "어린 여자애가 시골에서 갓 올라와 좌우 분간 못할 때 덮밥에 중독시켜야 한다"며 "남자에게 비싼 밥을 얻어먹기 시작하면 (덮밥은) 절대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며 이를 "숫처녀를 약물에 중독시키는 전략"이라고까지 빗대 설명했다.
불쾌감을 느낀 수강생들은 이 발언을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렸고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요시노야 측은 "한번 (매장에) 들른 손님을 계속 오게 하려는 전략을 소개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더욱 커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최악의 발언" "다시는 사지 않겠다"며 불매운동으로도 퍼져가는 분위기였다. 한 소비자는 "혼자 요시노야에 오는 여성을 어떻게 볼까 생각하니 정말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요시노야 측은 홈페이지에 "큰 폐를 끼치고 불쾌하게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이에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요시노야는 지난 18일 밤 긴급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토 상무의 해임을 결정했다. 요시노야 관계자는 "인권, 젠더 문제의 관점에서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부적절한 언동이 있었다"고 해임 사유를 밝혔다.
이토 전 상무는 2018년 요시노야에 스카우트된 전직 P&G 마케터다. 잘 알려진 메뉴인 '초특모리돈' 등을 이토 전 상무가 개발했다.
이토 전 상무에 대한 발언은 지방 출신자에 대한 '깔보는' 의식, 그리고 저열한 젠더관이 반영된 것이라는 전문가 비판도 잇따른다.
시마자키 슈 동경대학교 교수는 "용어 자체에 성폭력, 범죄도 포함돼 있어 '말 실수' 정도가 아닌 완전한 폭언"이라며 "기업의 '톱'에 가까운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남성이 발언을 하게되면 기업에서 그것에 대해서 충고를 할 수 없는 분위기 등이 기업 측의 문제 발언시 공통적으로 보이는 점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 인권에 대한 일본의 인식 수준이 높지 않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에서 따르면 일본은 남녀평등 국가 순위에서 조사대상 156개국 중 120위로 102위인 한국보다 낮았다. 핀란드, 미국 등은 각각 2위, 30위로 조사됐다.
박진영 기자 jy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