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문제로 비제재 고객엔 기술 지원…서버 인프라 상품엔 고객지원 중단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러시아서 영업 중단을 발표한 후에도 일부 서비스를 이어가 우크라이나의 항의를 받았던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19일(현지시간) 사업 완전 철수를 위한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AP는 이날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내고 "본사는 각국 정부 간 협력해 내놓은 제재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끝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30년 넘게 지속해왔던 러시아 사업을 차례로 철수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공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SAP는 러시아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철수하긴 하지만, 제재 명단에 오르지 않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는 후속 조치를 제공해주기로 했다.
철수에 따라 러시아 내 클라우드용 데이터 센터에 있던 고객의 데이터가 아예 삭제되지만, 원할 경우 해당 데이터를 기업에 전송해주거나 러시아 밖에 있는 센터로 옮겨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외 센터로 데이터를 옮기는 결정을 한 러시아 기업과는 기존 계약이 만료되면 이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SAP는 이런 원격 클라우드 외 자체 서버 인프라 상품인 온프레미스를 구매한 고객에 제공하던 지원 서비스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일 SAP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모든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도 종료하는 조치도 시작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당시 SAP는 제재가 부과된 기업에는 서비스를 즉각 중단했지만, 이번 발표처럼 제재 대상이 아닌 고객에게는 데이터 회수·국외 이전 등 철수에 따른 '구제책'을 마련해 주겠다는 방침을 내놔 우크라이나 측의 반발을 불러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트위터에서 SAP의 계정을 태그하며 "이제 '반쪽짜리'의 결정은 있을 수 없다. 오직 흑백, 선악이 있을 뿐이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신 회사의 상품을 러시아에서 지원하는 일을 멈춰라. 전쟁을 멈춰라"라고 촉구했었다.
이번 발표대로라면 결국 SAP는 기존 방침대로 제재 대상이 아닌 고객에게는 일부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당사자 중 일방이 계약을 끝내지 못하도록 규정한 러시아 법 등이 사업 중단 과정서 난점이 됐다고 언급했다.
SAP도 이번 보도자료에서 센터 내부에 저장된 데이터는 법적으로 자사가 아닌 고객 소유여서 이런 후속 조치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루카 무치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NYT에 "우리는 소매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이 아니다. 아주 복잡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판다"고 말했다.
회사 주력 상품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특성상 고객사와 관계를 끊기 전 법적 문제를 포함해 데이터 처리 방침 등 사전에 정리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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