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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묻지도 않더니 나가래요"…카페 일회용컵 규제에 '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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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손님에게 묻지도 않고 일회용컵에 커피를 주고선, 갑자기 나가라고요?"

# 지난 19일 오후 2시경 충무로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테이블 한쪽에서 별안간 고성이 오갔다. 일회용컵에 커피를 마시고 있던 소비자 A씨에게 직원이 나가달라고 요구하면서다. A씨는 억울했다. 앞서 다른 직원이 그에게 매장 내 취식 여부를 묻지도 않고 일회용컵에 커피를 담아줬기 때문이다. A씨는 "애초에 직원이 내게 물어봤으면 카페 안에서 마실 것이라 말하고 머그컵에 받았을 거다. 그런데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줘놓고 이제와서 나가라는 게 말이 되냐"고 화를 냈다.

21일 카페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가 시작된 지 3주가량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자 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카페, 식당 등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규제 대상은 일회용 컵과 접시,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일회용 수저·포크·나이프 등 18개 품목이다.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생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규제가 시행됐으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시적으로 중단하다 이번에 재개됐다. 조치를 위반하는 업주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계도만 이뤄질 예정이다.

문제는 아직도 현장에서는 바뀐 제도에 적응하지 못한 소비자, 정부 지침에 따라야만 하는 업주 및 직원 사이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잠깐만 있다가 바로 나갈 것"이라며 일회용컵을 고집하는 이는 물론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머그잔 등의 다회용품 사용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카페 입장에서는 머그잔 사용이 증가할수록 설거지가 늘어나는 점 또한 고민이다. 특히 소규모 카페의 경우 인건비가 오르는데 인력을 더 쓸 수밖에 없다는 업주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하자는 공통의 인식은 형성돼 있으나 아직까지 업주와 직원, 소비자 모두 불편을 느끼는 측면이 있다"면서 "계도기간이라 분위기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회용컵 사용 규제가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관계자는 "오는 6월부터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시행될 텐데 정책이 계속해서 새롭게 추가, 변경되는 부분이 있어 유연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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