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러 외무 "우리 목표엔 우크라 정권 교체 포함 안 돼"
"러, 핵전쟁 막으려 계속 노력"…동결자금 3천억 달러는 "서방이 훔친 것"
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 시험 발사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자신들을 겨냥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이달 9일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에 맞춰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서방 관측을 일축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방송 미디어셋과의 인터뷰에서 혹시 모를 서방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북한과 이란이 아니라 러시아와 나중에는 중국을 겨냥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미사일 방어·공격용 무기를 가진 국가는 미사일 방어체계가 상대 보복 공격을 막아주리라는 생각에 (다른 국가에) 선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 중순에는 우크라이나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데다 저고도로 비행하고 핵탄두 장착도 가능해 요격이 쉽지 않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이달 9일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에 맞춰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서방 관측을 부인했다.
5월 9일이 이번 전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 군은 전승절을 포함해 특정 날짜에 맞춰 군사행동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승리를 엄숙한 방식으로 기념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시기와 속도는 민간인과 러시아군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성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핵전쟁이 시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서방 언론은 러시아 위협을 잘못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는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멈춘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이 '반러시아' 장기 전략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했다고도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려고 한다면서 "그들이 우크라이나의 '군사화'나 '나치화'의 위협을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오는 러시아 안보 위협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목표에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는(정권교체) 미국이 잘하는 것이고 전세계에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항복하는 것을 원하는지 묻는 말에는 "그의 항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민간인을 풀어주고 저항을 멈추라는 명령을 내리길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러시아로부터 3천억달러(약 379조원)가 넘는 돈을 "빼앗아갔다"고도 비난했다.
서방은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이 예치한 외화보유액 3천억 달러가량을 동결해 놓은 상황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들(서방)은 러시아에 벌주기를 원했고, 그래서 그것을 훔쳤다"고 표현했다.
또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서방 규정에 따라 서방 은행 계좌에 돈을 넣어둬야 했기 때문에 동결된 금액 대부분은 석유·가스 공급 대금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가스프롬 결제 대금이 유로나 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바뀐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비우호국'으로 지정하고, 이들 국가에 대해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말에는 폴란드와 불가리아가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 시험발사 |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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