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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금감원, 우리은행 검사에 '인력 총동원'…케이뱅크 검사마저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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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우리은행 600억원 횡령 사태' 여파에 이달 예정됐던 케이뱅크의 금융감독원 정기검사가 연기됐다. 우리은행 사태를 둘러싼 금감원의 책임론이 커지면서 올해 초 개편한 검사체계를 또 다시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5월 중순 케이뱅크에 대한 정기검사를 시행하려고 했으나, 최근 우리은행 횡령 사태로 긴급 현장 검사를 실시하면서 이를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금감원은 케이뱅크에 대한 사전검사를 1주, 본검사를 2주에 걸쳐 진행하려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자금세탁 방지 체계와 유동성리스크 관련 부문검사를 받은 적 있지만, 경영 전반에 대한 검사를 받는 건 은행 설립 이후 처음이다. 금융당국은 설립 초기 인터넷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와 은행의 자본과 자산건전성, 수익성을 평가하는 경영실태평가를 3년간 면제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은행 현장검사로 인해 케이뱅크 정기검사가 미뤄졌다. 5월안에 검사를 재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은행 쪽에도 전달했다"며 "우리은행 검사 상황을 봐야겠지만 6월 이후는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사태인 만큼 현재 우리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는 정해진 일정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과 우리은행 모두 "정해진 검사 기한은 없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직원의 614억원 횡령사건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은 우리은행 본점을 대상으로 현장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횡령 사실관계와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angbin@newspim.com


금감원은 올해 1월부터 검사체계를 기존 '종합·부문검사'에서 '정기·수시검사' 체계로 전환했다. 첫 타자로 NH농협금융·은행을 검사했고 뒤이어 케이뱅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올해 금감원은 정기검사 30회와 수시검사 749회 등 총 779회의 금융회사 검사를 예고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횡령 사건으로 인해 올해 금융사의 검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10년 전부터 이어진 우리은행 횡령 정황을 잡지 못한 금감원의 책임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금감원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에 대해 일반은행검사국, 기획검사국, 은행리스크업무실, 외환감독국, 금융서비스개선국, 연금금융실 등이 동원돼 총 11차례 종합 및 부문 검사를 했다. 이 기간 우리은행 직원이 세 차례에 걸쳐 614억을 인출했지만 금감원은 이를 전혀 적발하지 못했다.

또 금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간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했을 때도 횡령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장기간 이어진 횡령 사건을 금감원이 밝혀내지 못하면서 이번 검사에 힘을 쏟는 것은 그간의 회피했던 책임을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우리은행의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인해 은행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결국 금감원은 적기에 사태를 발견하지 못하고 뒤늦게 호랑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그간 금감원 종합검사를 '먼지털기'로 비유했지만 결국 금감원이 수차례 검사했음에도 먼지는커녕 아무것도 잡아내지 못했다"며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종합검사를 부활해야 한다. 현재 정기‧수시검사에 대한 방향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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