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넉달 연속 꺾인 가계대출…규제완화 기대감에 감소세 둔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올 들어 4개월 연속 줄었다. 다만 은행의 적극적인 영업으로 감소폭은 축소됐다. 이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가계대출 수요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소폭(0.11%) 줄었다. 가계대출은 올 들어 1~4개월 넉달 연속 감소세를 그렸다. 고금리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은행마다 금리를 깎아주고 한도를 늘린 데 이어 대출 만기까지 늘려주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영향인지 감소세는 다소 둔화했다. 4월의 전월대비 감소폭은 8020억원으로 3월(2조7436억원)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가계대출은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윤곽이 드러나면 살아날 여지가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을 종류별로 나눠 살펴보면 지난달 신용대출은 계속해서 감소세를 그린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은 늘어났다.

신용대출은 부진이 계속되는 데다 시장금리가 계속 올라 '빚투'(빚내서 투자)가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 이슈도 잠잠해 신용대출 한도 복원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눈에 띄게 살아나지는 않았다. 다만 전체 가계대출과 마찬가지로 감소폭은 다소 줄었다.

반면 주담대는 3월과 4월 2개월 연속으로, 전세대출은 2~4월 3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도 각각 0.35%, 1.68% 늘었다. 주담대와 전세대출 실수요자를 감안해 은행들이 금리 인하, 한도 확대 등으로 규제를 풀어준 영향으로 보인다.

또 윤석열 정부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확대를 시작으로 부동산·대출 규제를 풀 가능성이 있어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TV규제가 완화되면 그동안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강남 고가 아파트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주택시장에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 시장 기능을 회복하겠다"며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주담대, 전세대출은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 좀 더 증가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가 가계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주담대 잔액이 두드러지게 늘면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거래가 줄어 가계대출 잔액이 함께 줄어든 만큼, 주택거래가 활발해지면 주택구입자금에 대한 수요가 일어나 신규 주담대 잔액이 크게 불어날 것"이라며 "그에 따른 2~3분기 가계대출 회복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