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성장보다 물가가 더 걱정"…26일 금통위서 인상 가능성
성장률 전망 낮추면서 기준금리 올릴지 주목
연준 '빅스텝' 여부도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영향
물가 5% 위협하고 기대인플레 3%대…커지는 기준금리 인상 압박 |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소비자물가가 치솟아 상승률이 5%에 바싹 다가서면서, 이달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물가를 잡기 위해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지 주목된다.
미래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를 넘어선 만큼, "지금은 성장보다 물가가 더 걱정"이라고 강조한 이창용 한은 총재와 금통위가 다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0.7%에 그친 1분기 경제 성장률에서 수출만 바라보는 불안한 성장 구조가 확인된 만큼, 자칫 빠른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 하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그래픽] 소비자물가 추이 |
◇ 소비자물가 13년만, 기대인플레 9년만에 최고
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동안 3%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3월(4.1%) 4%대를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거의 5%에 이르렀다.
한은은 이날 오전 물가 점검 회의에서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의 물가 급등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가 매우 강하다는 사실이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도 "휘발유, 식료품, 외식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
◇ '성장률 낮추면서 기준금리 올리는' 이례적 결정 가능성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이런 물가 상황에서는 금통위도 지난달에 이어 오는 26일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달 25일 "물가 상승, 성장 둔화가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 따라서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계속될 텐데, 어떤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지는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금통위원들과 논의하겠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어느 정도 경제 성장 둔화를 감수해야 한다.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은 0.7%에 그쳤다. 2020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작년 4분기(1.2%)보다 0.5%포인트(p) 떨어졌다.
따라서 한은이 오는 26일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0%에서 2%대로 낮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연 금통위가 경제성장률 전망 눈높이를 낮추는 동시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다소 '모순적'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
◇ 미국 빅 스텝 나서면 한미 기준금리 역전 임박
물가나 성장 외 이번 금통위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다.
오는 3∼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이른바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결정되면 금통위 안에서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확률은 낮지만 0.75%포인트나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로 나타나면,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1.50%)와 미국 연준 기준금리(0.25∼0.50%)의 격차는 1.00∼1.25%포인트다.
하지만 연준이 이달 이후 몇 차례만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높여도 수개월 사이 미국이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될 수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총재도 "이달 FOMC 회의도 금통위 결정의 큰 변수"라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는데, 이후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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