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첫 상용화 5G 가상화 기지국 포함
수주액 1조원 이상 장비 공급사로 선정
삼성 기술력에 이재용 네트워크 큰 역할
버라이즌·NTT 도코모 계약 이은 쾌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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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4위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에는 앞선 5G 기술력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3일 디시 네트워크에 5G 가상화 기지국(virtualized Radio Access Network, vRAN), 다중 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을 포함한 라디오 제품 등 다양한 통신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80년 위성TV 서비스 기업으로 설립된 디시 네트워크는 2020년 미국 전국 무선통신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라이선스를 확보해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3년까지 미국 인구 70%를 커버하는 5G 전국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5G 가상화 기지국은 소프트웨어를 범용 서버에 탑재해 기지국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고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2020년 12월 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가상화 기지국의 대규모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영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성능과 차별화된 상용 역량을 입증해왔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은 지난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의 대상 격인 ‘CTO초이스’와 ‘최고의 모바일 혁신 기술상’ 2관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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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상용 역량이 집약된 5G 가상화 기지국은 통신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이번 디시 네트워크와의 협력은 이런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주가 이뤄진 데는 이 부회장의 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에르겐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했다. 에르겐 회장이 등산 애호가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에르겐 회장이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가 그를 태우고 북한산까지 단둘이 이동했다. 약 5시간 동안 수행원 없이 두 사람이 산행을 하며 급속도로 신뢰관계를 구축했고, 그때 에르겐 회장이 이번 수주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2020년 세계 최대 통신사인 미국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규모의 5G 장기계약, 한·일 외교관계가 좋지 않았던 2021년 일본 NTT 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당시에도 이 부회장이 통신사의 CEO와 직접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이 부회장은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는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사 에릭슨 CEO 시절부터 꾸준히 친분을 쌓아왔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는데, 이 부회장이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을 정도로 친분을 쌓은 덕분이라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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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과 함께 5G를 미래성장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미래 통신기술 저변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6G 관련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함께 미래 기술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삼성 6G 포럼’을 온라인으로 처음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 중장기 투자를 챙기면서 이동통신 사업은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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