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인 곳은 토스뱅크다. 이 상품의 이름은 ‘사장님 대출’이다. 보증기관의 보증서, 고객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지 않고 개인의 신용에 따라 한도를 부여하는 점이 특징이다. 출시 한 달 만에 대출잔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토스뱅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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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역시 올해 안에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협약을 맺고 다음 달쯤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양사는 100% 비대면으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평가와 대출 신청, 입금까지 할 수 있도록 통합 전자보증시스템과 비대면 보증 시스템 구축·운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최근 있었던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4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서비스 진출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개인자금, 사업자금의 구분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직관적인 관리가 가능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준비 중이다. 인터넷은행의 강점을 살려 100% 비대면으로 서비스의 완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그동안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이 매출 파악이 어렵고 부실률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인터넷은행이 취급하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토스뱅크가 올 2월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다른 인터넷은행들도 잇달아 상품 출시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들이 특히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대출을 늘리는 배경엔 금융당국의 지시가 있다. 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은행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당초 각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 비중 목표는 ▲케이뱅크 21.5% ▲카카오뱅크 20.8% ▲토스뱅크 34.9% 등이었다.
이들 인터넷은행 모두 지난해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택한 것이다. 지난해 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 비중이 23.9%였던 토스뱅크는 최근 ‘사장님 대출’ 등을 출시하며 이 비중을 33%대까지 끌어올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각각 17.0%, 16.6%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0%대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위)·케이뱅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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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일러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도 한몫 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아 시중은행 등에 비해 데이터가 부족했던 약점을 극복할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토스뱅크가 내놓은 ‘사장님 대출’ 역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TSS)을 통해 소상공인에 특화된 심사기준을 반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면서 “중·저신용 금융 소비자라면 다른 곳에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신용도 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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