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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기준금리 2.5%되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 10조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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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내 2~3차례 빅스텝 가능성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압력 커져

자영업자 70%가 다중채무자…금리상승기 최대 뇌관

뉴스1

서울 종로구 먹자골목에서 한 업주가 가게 앞을 청소하고 있다. 2022.4.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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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전망대로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경우 자영업자의 이자부담이 지난 연말 대비 약 10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라는 점에서, 원리금 상환유예 등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3분기부터 잠재된 부실 리스크가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Fed)은 지난 3일부터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연 0.25~0.50%에서 0.75~1.00%로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p에서 0.50%p로 확대)'을 실행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최대 세차례까지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한층 커졌다. 통상 한국은행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보다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한다. 이번 빅스텝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종전 1.00~1.25%p에서 0.50~0.75%p로 좁혀졌다. 여기에 5%에 육박한 물가상승률도 압박을 가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최대 연 2.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관측대로 연내 기준금리가 연 2.5%에 도달할 경우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약 10조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0.25%p) 만큼, 상승할 때마다 이자 부담이 1조6000억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연말 자영업자의 총대출(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의 합) 909조2000억원(변동금리 비중 70.2%)을 기준으로 했을 때다. 한은 추정치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2.5%로 오르면 전체 이자는 전년말 대비 9조6000억 늘어난다. 1인당 평균 이자는 366만원 증가한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자 열명 중 일곱명은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라는 점이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 중 다중채무자의 대출은 69.3%(630.5조원)로 나타났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출 잔액은 350조9000억원이었는데, 이중 가계대출은 46.6%(163조6000억원)를 차지했다. 연 10%를 훌쩍 넘는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인 만큼, 자영업자의 금리 리스크는 일반 대출 차주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금융권에선 자영업자의 잠재된 부실이 이르면 올 3분기부터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원리금 만기연장 등 금융권 코로나 금융지원조치는 오는 9월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10월부터는 원리금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금융권이 대손충당금을 쌓고는 있지만, 손실 흡수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보기엔 여러가지 의문점이 많다. 은행들은 연체율에 따라 대출 차권을 분류하고 충당금을 적립하는데, 코로나 금융지원 조치로 모든 대출 채권이 '정상'으로 분류되고 있는 탓에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 충당금을 쌓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자영업자의 정확한 연체율을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며 "9월에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면 코로나 금융지원 대출 잔액은 물론이고 그 전에 자영업자들이 받았던 대출에도 리스크가 퍼질 것이라 본다"고 지적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에 따라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을 은행권으로 갈아타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금융지원 혜택을 받았던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자 상환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자영업자 대출의 리스크도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연 10%를 상회하는 카드론 등 가계대출이 대환 대상에 들어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은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금리와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차는 9.26%포인트(p)로 기업대출 금리차(3.02%p) 대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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