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37원 하락 그쳐, 경유는 인하 전보다 높아…국제價 상승이 효과 희석
자영 주유소 재고소진 기간도 영향…"가격 인하에 소극적" 지적도
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480원에 판매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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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정부가 지난 1일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경유 가격은 오히려 인하 전 가격보다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도 잠시 떨어진 뒤 이틀째 상승했다.
국제 석유제품 상승세가 유류세 인하 폭을 상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인하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유류세 추가 인하 9일째인 9일(오후 2시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1937.69원이다.
이는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인 지난달 30일(1974.77원)보다 37.08원 내린 가격이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일부터 6일(1931.69원)까지 하락하다 이후 다시 상승하고 있다.
휘발유는 유류세 인하로 L당 83원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발생했지만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효과만 나타난 셈이다.
58원의 인하 여력이 발생한 경유 가격은 오히려 유류세 추가 인하 전보다 올랐다. 이날 전국 경유 판매 가격은 L당 1924.70원으로 지난달 30일(1920.52원) 대비 7.18원 상승했다.
정유업계에선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을 가장 근본적 원인으로 꼽는다. 국제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유류세 추가 인하 효과를 상쇄했다는 것이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국내 유가의 지표로서 통상 2~3주 후 국내 판매가격에 나타난다.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92RON)는 지난달 12일 배럴당 116.08달러에서 지난 6일 138.15달러까지 상승곡선을 그렸다. 국제 경유(0.001%) 가격도 지난 11일 배럴당 137.64달러에서 지난 6일 160.67달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영 주유소들의 기존 재고 소진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도 유류세 추가 인하에 대한 체감도가 낮은 이유다.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는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세금 추가 인하를 즉시 가격에 반영했지만 자영 주유소들은 유류세 인하 20%를 적용한 재고가 소진된 뒤에 유류세 인하 30%를 적용한다. 이전 세금을 내고 매입한 기존 재고에 유류세 추가 인하분을 그대로 반영해 판매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영 주유소의 비율은 전체 주유소 1만여개 중 82% 수준이다.
그러나 정유업계와 유통업계가 고유가에 편승해 마진을 지나치게 누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휘발유의 유류세를 10%p 추가 인하하면 L당 83원을 내려야 하는데, 국제 휘발유 가격 인상분(4월4주차와 5월1주차 가격 차이 기준) 6원을 빼면 실제론 L당 77원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전국 1만964개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을 L당 77원 이상 내린 곳(8일 기준)은 16.55%(1814곳)에 그쳤다.
경유의 경우 유류세 추가 인하분(58원)에서 국제 경유 가격 인상분(20원)을 빼면 38원 이상 내릴 수 있지만 38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는 12.95%(1420곳)였다는 게 이 단체의 지적이다.
감시단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맞다"면서도 "유류세 인하를 모두 상쇄할 만큼 오르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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