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문회 증인 출석…“윤석열, 이례적 행동”
“감찰 개시는 공무상 비밀…보고 다음 날 보도 나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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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2020년 4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보고하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당시 검찰총장)이 보인 반응과 관련해 “(한 후보자에 대해) 임의제출 받고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하니 ‘쇼하지 말라’며 격분했다”고 9일 국회에서 증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더불어민주당 측 증인으로 이날 출석한 한 감찰부장은 ‘감찰을 방해당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있었느냐’는 김영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라고 보기엔 극히 이례적 행동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가 못보던 모습을 (윤 당선인이) 보이셨다. 책상에 다리를 얹어 놓으시고 스마트폰을 하면서 굉장히 굵고 화난 목소리로 제 보고서를 ‘좌측 구석에 놓고 가’라고 하셨다”고 했다.
한 감찰부장은 한 후보자에 대한 감찰 개시를 윤 당선인에게 보고하자 곧바로 자신을 공격하는 내용이 담긴 보도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4월7일 감찰 개시 보고를 문자로 보고하라고 하셔서 사진 보고서 문건과 같이 첨부해서 보내드렸다. 그 다음날 조선일보에 ‘감찰개시 보고 했다’(고 보도가 됐다). 감찰개시 사실은 공무상 비밀에 해당된다. 왜 이런 중요한 정보가 조선일보에 갔지? 저의 정치적 중립성을 공격하는 어떤 수법인지 이제 다 이해가 된다”고 했다.
한 감찰부장은 ‘윤 당선인이 당시 감찰 대상자인 한 후보자와 17차례 통화하며 이 사건 대응을 함께 논의한 것 아니냐’는 김영배 의원 질의에 “충분히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저의 감찰 개시 자체를 보고를 안 받기 위해서 (책상) 양쪽에다가 양발을 올려 놓으시고 굉장히 거친 모습으로 놓고 가라고 하면 통상의 검사들은 간다”고 했다.
한 감찰부장은 “(정직 2개월 징계가 부당하다며 윤 당선인이 낸 행정소송) 1심 판결 때 윤 당선인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역사에 기록을 남기시겠다고. 제가 이해하기로는 이 건은 5년이든 10년 뒤에 범죄행위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추가 지나는 기간이 지나면 그것을 어떻게든 지우려고 하실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 현재 감찰 관련 규정을 개정하려는 시도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 증인으로는 대검 형사1과장으로 ‘검·언 유착’ 사건의 수사지휘 실무를 담당한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가 출석했다. 박 부장검사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친정권 검사들이 전방위적 압력을 가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박 부장검사는 “김관정 당시 대검 형사부장이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박탈됐으니 형사부 명의로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서 형사1과 명의로 대검 수사심의위원회에 낼 의견서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당시 법무부나 중앙지검, 대검 내부에서도 구본선 당시 대검 차장과 김관정 당시 형사부장이 이를 제출하지 말도록 다각도로 종용이 있었다. 법무부 쪽에서는 전무곤 당시 형사기획과장이 다이렉트로 연락이 왔다. 김태훈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도 연락했다”고 말했다.
이보라·이효상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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