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지원만 36조 달해
정부가 최우선 당면 과제로 ‘물가 안정’을 잇따라 강조하고 있지만, 당분간 스스로 부채질한 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모순에 처하게 됐다. 물가와의 전쟁 중에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등 최대 36조4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시중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특히 24조5000억원에 달하는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전체가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형태인 만큼, 지원금의 일부만 시중에 풀려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크게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정부와 국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국회에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이르면 이달 하순쯤 본회의를 통과해 지급 실무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심사나 집행 과정에 돌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상반기에만 24조5000억원 규모의 손실보전금이 시중에 풀리게 되는 것으로, 손실보상 소급적용 비용과 신규·전환대출 등 금융지원, 긴급생활안정지원금 등 민생·물가안정 사업까지 합치면 사실상 추경 일반지출 36조4000억원 대부분이 시중으로 흘러들어갈 새로운 유동성이다. 특히 정부가 민생·물가 안정 대책으로 편성한 긴급생활안정지원금이나 특고·프리랜서 고용안정지원금 등도 물가 안정보다는 ‘고물가’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현금성 지원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시중에 추가적으로 확대되는 유동성은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중에 돈이 풀리는 시점은 이르면 이달부터고 회수는 시간을 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물가 자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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