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대 연구팀, 아폴로 프로젝트 때 토양 샘플 3개로 재배 실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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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달에서 채취해 온 토양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옥토끼가 방아를 찧던' 달나라에서 인류가 곡식을 수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은 플로리다대 연구팀이 최근 아폴로 11, 12, 17호가 수집해 온 달 토양 샘플을 이용해 애기장대(학명 : Arabidopsis thaliana)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애기장대는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흔한 식물로 작은 크기에 어디서나 쉽게 자라기 때문에 토양 상태를 알아 보기 위한 식물 재배 모델로 흔히 사용된다.
연구팀은 달 토양 샘플 1g씩을 실험 용기에 담은 후 씨앗을 넣고 물을 줬다. 이후 조명을 설치한 청정실의 인공정원(테라리움)에 놔둔 후 매일 영양분을 주면서 싹 트기를 기다렸다. 놀랍게도 이틀 후 3개의 실험 용기에 심어진 씨앗이 모두 싹이 터 자라기 시작했다. 다만 대조군으로 삼기 위해 지구에서 채취한 화산재에 심은 씨앗들과는 상태가 약간 달랐다. 자라는 속도가 느렸고 뿌리가 꺾였으며, 일부 잎이 잘 자라지 못하고 붉게 변하는 등 식생이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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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심은 지 20일 후 꽃이 피기 직전 애기장대들을 베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 결과 애기장대들이 마치 염분이나 중금속이 많이 포함된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것처럼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채취 지역에 따라 애기장대들의 상태도 달랐다. 3개의 샘플 중 아폴로 11호때 채취한 것에 심은 애기장대가 다른 두 샘플에 심은 것보다 훨씬 더 허약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 달 토양에서의 식량 재배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달의 토양 환경이 지구와 매우 다른 만큼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량해 내야 하며, 지역 마다 다른 달 토양의 특성을 연구해서 식물 재배에 적합한 곳을 발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샤밀라 바타차랴 나사 생물물리학 연구원은 "우주에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비단 기분 전환 뿐만 아니라 식량 공급 및 지속적인 탐험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사는 한국을 포함한 10여개국과 함께 달 유인 탐사를 포함한 우주 개발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2025년 이후 실행될 달 유인 탐사를 앞두고 사전 연구 차원에서 진행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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