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힌 보험주와 은행주의 주가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이 급락한 보험은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보험지수는 6.23% 하락했다. KRX 보험지수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생명·손해보험 시가총액 상위 10개사를 추종한다. 주요 금융지주사와 카카오뱅크 등으로 구성된 KRX 은행지수는 0.4% 하락했다.
보험주는 지난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인상) 이전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금리가 오르면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KRX 보험지수는 지난 1분기 17개 업종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인 14.7%나 올랐다. 하지만 최근 지급여력(RBC)비율 이슈가 부각되면서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보험금 지급을 요청할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 여력을 나타낸 지표다. 장기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는 채권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져 회계적으로 자산이 감소한다.
국고채를 필두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1·4분기 보험사의 RBC비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NH농협생명, DGB생명 등 일부는 RBC비율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례적으로 실적 발표 시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보험사들이 채권 계정에 따라 10bp(1bp=0.01%포인트)당 RBC 비율이 1~5%p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 1·4분기 5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대출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늘면서 이자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7% 늘었다. 하지만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까지 도달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예비차주들의 가계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작년 9월 기준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2020년말보다 3조2000억원 오른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부터 총대출 1억원이상 가계대출에 적용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수요를 억제한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전 금융권 대출이 1억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연 소득의 40% 이내로만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계와 자영업자 민간 부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이자 부담, 하반기 중 코로나19 지원 프로그램 종료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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