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비자 찾는 가정용은 품귀 없어
유통단계 가수요 탓... "공급가 인상 안 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의 한 식자재마트 식용유 판매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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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에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일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몇몇 판매처에서 일시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사례도 생겼다. 아직까지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불안 심리가 가수요를 부른 셈이다. 정부와 식용유 생산업체들은 '제2의 요소수' 사태가 터지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SSG닷컴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은 최근 식용유 구매 개수를 제한하거나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대표적 대용량 상품인 해표 식용유 1.8L는 현재 롯데마트몰에서 5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고 이마트몰, GS프레시몰에서는 일시 품절 상태다. 쿠팡에선 로켓배송이 가능한 상품이 없고, 마켓컬리에서는 모든 종류의 콩기름이 일시 품절됐다.
가장 큰 문제는 치킨이나 돈가스, 분식 등을 판매하는 가게에서 사용하는 업소용 식용유(18L)다. 업소용 식용유는 재고가 없거나 한 통당 7만~8만 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1년 전만 해도 4만 원대였는데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조치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식용유를 수십 통씩 미리 사두는 자영업자들도 나오고 있다. 식용유는 유통기한이 보통 2년이라 미리 쟁여 놓을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코너에 유지류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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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일반 소비자들까지 식용유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 주로 가정에서 이용하는 900㎖ 용량 식용유는 웬만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량 제한 없이 살 수 있다. 1.8L짜리 제품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로 식용유 품귀 현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품절된 제품이 있지만, 물량 부족보다는 불안 심리에 구매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사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가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등 식용유 공급업체 5곳과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체들은 국내 식용유 재고량이 2~4개월분 남아 있고, 올해 팜유 연간 수입량도 평년 수준으로 예상돼 '공급 대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또 현재 업소용 대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는 현상은 일부 유통망에서 가수요가 발생한 탓으로 진단했다.
농식품부 회의에서 업체들은 "현재는 식용유 공급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사재기 등 '패닉 바잉' 현상이 없어지면 재고 부족 사태는 금세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용유는 원료 수입처가 다양하고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공급량이 줄어들진 않는다"며 "지금은 과열된 시장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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