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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오세훈 서울시장 행보에 쏠리는 눈

송영길 "오세훈, 서울시장 4선 하면 '윤비어천가'만 부를 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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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보유세 완화, 공급확대하되 세입자 친화적으로
유엔 아시아본부 유치해 '마이스 산업' 성장
김어준 때문에 TBS 전체 바꾸는 것 지나쳐"

한국일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무교동 선거 캠프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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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신, 영남 태생 60대 남성으로 이미 극심하게 편향된 윤석열 정부에,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더해지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겠나. 야당 서울시장이 나와서 백신 역할을 해주어야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말이다. 국정 안정론이 치솟는 시점에 치러지는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탓에 서울 민심은 특히 더 민주당에 매섭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까지 누리기에 송 후보에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송 후보는 1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부동산 민심을 되돌릴 보유세 완화 대책 △세입자 친화적인 부동산 공급 대책 △유엔 아시아본부의 서울 유치 계획 등의 공약들을 자신감의 근거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스스로 서울시장이 돼야 하나.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들조차 내각 구성이 너무 편향돼 있다는 문제 의식에 공감한다. 대통령 비서실은 ‘대검찰청 부속실’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검사 출신이 지배하고 있지 않나. 여기에 ‘윤(尹)비어천가'를 부르는 오세훈 후보가 추가된다 한들 어떤 의미가 있겠나. 내가 시장이 돼서 서울시민을 대신해 정부에 쓴소리를 하는 백신 역할을 한다면, 윤석열 정부도 실패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오 후보는 송 후보가 중앙정부와 싸우기만 하는 ‘정치시장’이 될 거라고 주장한다.

“자체 세수가 충분한 서울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다르다. 서울시장은 오히려 중앙정부의 간섭과 규제로부터 시민의 권익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서울시민들이 시장 당선 당시 야당 소속이었던 이명박, 박원순 전 시장과 오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선택한 것 아니겠나."

"오세훈, 4선 하면 매너리즘 빠져 대권만 생각할 것"


-오 후보를 평가한다면.

“서울시장으로 잘한 것이 무엇인지 주변에 물어봤지만 좋은 평가는 듣지 못했다. 오 후보는 이번에 당선되면 4선 시장이 된다. 전례도 없고, 4선이나 하면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고갈돼 매너리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오 후보는 이번에도 당선되면 시정보다 차기 대권에만 신경 쓸 것이 틀림없다. 같은 이유로 과거에도 보수의 아이콘이 되기 위해 무리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나섰던 것 아니겠나. 내가 서울시장이 되면 초선 국회의원처럼 열심히 뛰겠다."
한국일보

송영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제42주년 서울기념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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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이 되면 2027년 대선에 안 나갈 것인가.

“서울시장 재선까지 도전할 생각이다. ‘누구나집’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려면 최소 8년은 필요하다."

-인천시장과 인천 계양을에서 5선 의원을 지낸 송 후보의 서울 출마가 부자연스럽다는 평가가 여전하다.

“서울·경기·인천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된 메가시티로 봐야 한다. 5선 의원을 하며 20년 동안 직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였고, 서울에서 대학(연세대)을 나왔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서대문 구치소에서 복역하고 서초동에서 사법연수원을 다녔다. 아내도 서울 토박이다. 서울에 이 정도 연고가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보유세 완화, 공급 확대하되 오세훈과 달리 세입자 친화적으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뒤처진다. 원인이 뭔가.

“부동산 정책으로 돌아선 민심 때문이다."

송 후보는 이날 서울의 임대주택 23만 호 중 15만 호를 분양전환주택으로 전환하는 ‘누구나집’ 공약과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을 통해 주택 1만2,000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공급 공약을 발표했다. '누구나집'은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분양가의 10%인 5,000만 원만 있으면 10년 동안 저렴한 임대료로 살다가 최초의 확정분양가로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구룡마을 개발은 시민 투자자에게 가상자산 형태의 ‘서울코인’을 지급한 뒤 개발 이익이 발생하면 일부는 투자자에게 배분하고 나머지는 공공사업 분야에 재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송 후보는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6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상향하는 세 부담 완화 공약도 냈다.
한국일보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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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 규제 완화 기조가 오 후보와 비슷해 보인다. 차별성이 있나.

“오 후보는 임차인 대책이 없고, 나는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오 후보처럼 재개발·재건축을 하면 토지주와 건물주만 좋고 임차인은 쫓겨날 수밖에 없다. 서울의 재개발·재건축에서 원주민 재정착률이 20%를 넘지 못하는 현실이 이를 보여준다. 상가도 마찬가지다. 90%가 임차 상인인데 재정착 보장 없이 내몰면 ‘제2의 용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용적률 최대 500% 허용 등을 통해 신규 공급 물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새로 생긴 주택과 상가에 임차인이 최우선으로 재정착할 수 있게 금융 등 제도 지원을 할 계획이다.”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면 서울이 더 혼잡해질 것 같다.

“불가피하다. 서울은 건물 층고를 높이고 지하를 개발해 홍콩처럼 가는 수밖에 없다. 서울 근처에 신도시를 만드는 방식은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을 깔기 위한 인프라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데다가, 직주근접의 편의성도 누릴 수 없다.”

-교통난도 심해지지 않을까.

“자율형 자동차 시대가 오면 도로 면적이 지금보다 30% 이상 여유가 생긴다. 서울시 모든 주차장 정보를 공유하는 앱을 만들어 주차장 효율을 높일 것이며, 카셰어링 시스템도 정착시키겠다. 박원순 전 시장의 2차 철도망 계획에 따른 강북 지역 10개 철도망 신설 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다주택 규제 등을 골자로 했던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과 다른데, 정책 일관성이 결여된 것 아닌가.

“잘못된 것을 일관되게 고집하는 것이 더 나쁘다. 다주택 중과라는 규제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 의지와 무관하게 오른 집값과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 때문에 생긴 2중 세 부담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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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무교동 선거 캠프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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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아시아본부 유치하면 '마이스 산업' 폭발적 성장 기회"


-유엔 아시아본부를 서울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어디에 세울 것인가. 시민에겐 어떤 도움이 되나.

“용산 정비창을 입지로 검토 중이다. 유치에 성공하면 남북 간 군사 긴장이 현저히 완화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 1만 개 넘는 국제기구 일자리가 생겨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각종 회의, 전시 등이 늘어나 ‘마이스 산업(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이벤트와 박람전시)’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있나.

“인천시장 때 유엔 녹색기후기금사무국(GCF) 유치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을 지내며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적극 돕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박진 외교부 장관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유엔 아시아본부가 생기면 윤석열 정부에도 큰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으로 얼어붙은 정국이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민주당 전직 대표로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동의해야 한다고 보나.

“민주당이 한 후보자 인준에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후에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윤 대통령이 지게 하면 되지 않겠나.”

-오세훈 후보는 TBS를 교육방송으로 바꾸겠다고 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TBS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 한 사람 때문에 방송국 전체를 바꾼다는 것은 지나치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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