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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새만금 디즈니랜드 좋지만…"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 공약 '찬반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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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매혹적인 테마파크 유치…충분히 실현 가능"

"먼저 유치 나선 경북도도 갈 길 먼데" 회의적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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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무궁화공원에서 바라본 신시배수갑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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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새만금에 디즈니랜드요? 생기면 너무 좋죠."

지난 22일 낮 전북 군산시 신시도 새만금 33센터 앞 무궁화 공원.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가 공약으로 내놓은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에 대한 김모씨(40대·군산시)의 말이다.

주말을 맞아 온 가족이 새만금 방조제에 캠핑을 왔다는 김씨는 "주말마다 바람 쐴 겸 새만금을 찾고 있는데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가 생기면 아이들과 더 자주 찾아올 것 같다"고 반겼다. 다만 "실제로 (공약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날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는 매립 공사가 한창이었다. 방조제 중간중간 자리 잡은 휴게소와 공원에는 김씨 가족처럼 봄나들이를 온 캠핑족과 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광객들로 붐볐다.

새만금 방조제를 찾은 관광객 상당수가 외지에서 온 데다 전북이 '민주당 공천=당선' 공식이 통하는 지역이다 보니 아직은 '새만금 디즈니랜드' 공약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다",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만금을 관할하는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김관영 후보가 내건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 공약을 두고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새만금에 디즈니랜드 같은 세계적인 테마파크가 들어서면 3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새만금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고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론과 "전북도보다 먼저 디즈니랜드 유치에 나선 국내 다른 지자체도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은 허황된 얘기"라는 비관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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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18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5.18/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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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을 싱가포르의 센토사섬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같이 개발해 나가겠다"며 "디즈니랜드와 같은 흡입력이 뛰어난 매혹적인 테마파크를 반드시 유치하고, 크루즈와 요트가 정박하는 마리나 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33.9㎞)를 쌓아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0배인 409㎢(토지 291㎢, 담수호 118㎢)의 국토를 새로 만드는 국책 사업이다.

1991년 군산과 김제·부안을 잇는 새만금 방조제 착공 이후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 계획이 바뀌면서 사업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정부가 2014년 9월 확정한 새만금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새만금 전체 개발 면적(291㎢)의 73%가 매립돼야 하지만, 지난해 12월 현재 매립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면적은 47.2%(137.4㎢) 수준이다.

김 후보의 '새만금 디즈니랜드' 공약이 30년 넘게 가다, 서다를 반복해 온 새만금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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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 측은 23일 뉴스1에 "새만금에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은 세계적인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새만금의 하드웨어에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장착시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도지사가 되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디즈니랜드) 관계자들과 접촉해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2016년 중국 국영기업이 3조 원을 투자해 문을 연 상하이 디즈니리조트는 연간 1050억 위안(약 17조 2400억원)에 이르는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 오는 2026년 '3단계' 건설까지 완성되면 연간 방문객은 5000만 명까지 늘고, 1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역 정치권에서는 '새만금 디즈니랜드' 공약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북도보다 먼저 디즈니랜드 유치전에 뛰어든 경북도도 미국 월트디즈니 측으로부터 한국 진출과 투자 의향 등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해서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최근 디즈니랜드가 경북에 들어선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유치설' 수준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는) 어렵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과거에 이미 새만금에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새만금 자체가 지리적으로 좋은 여건을 갖췄다는 점을 근거로 댔다.

김 후보 측은 "2010년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수립 당시 간척지 일부에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는 방안이 제기돼 정부와 디즈니사가 실제 교섭까지 했으나, 무위로 돌아갔었다"며 "그 결과 (세계 6번째) 디즈니랜드가 한국이 아닌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들어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디즈니랜드는 미국에 2곳, 프랑스·일본·홍콩·중국에 각 1곳씩 전 세계에 6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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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새만금개발청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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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 측은 "새만금은 중국에서 해상으로 15시간여 만에 올 수 있는 거리이고, 비행기로 2시간 거리 안에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가 90여 개에 달한다"며 "공항과 항만 확충 등을 통해 접근성만 높인다면 (디즈니랜드 유치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디즈니랜드 적합 부지로 새만금 '관광·레저용지'를 꼽았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 부지는 농생명용지(94.3㎢)와 산업·연구용지(56.0㎢), 관광·레저용지(37.6㎢), 환경생태용지(59.1㎢), 배후도시용지(10.0㎢), 복합개발용지(19.8㎢) 등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를 위한 투자금 확보와 관련해 김 후보 측은 "새만금 용지 무상 임대와 교통 인프라 구축, 신공항·신항만 신설, 세제 혜택과 더불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연기금 등 금융 자산을 적극 활용한다면 투자금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새만금 디즈니랜드'와 더불어 '바다'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인 '새만금 디즈니시(sea)' 유치 의지도 밝혔다.

'디즈니시'는 일본 도쿄 근교 지바현 우라야스시에 있는 71만2246㎢규모의 테마파크다. 2001년 9월 도쿄 디즈니랜드 옆에 문을 연 '디즈니시'는 개장한 지 307일 만에 1000만 명이 다녀가 세계에서 최단 기간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은 테마파크로 알려져 있다. "새만금도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디즈니랜드 유치에 성공하면 '디즈니시'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구조"라는 게 김 후보 측 설명이다.

김 후보 측은 "디즈니랜드에 이어 디즈니시를 추진하게 되면 새만금 내수면에 요트 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플로팅 시설(물 위에 떠 있는 시설) 및 건축물을 구축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협력회사인 조선 관련 중소기업들의 성장은 물론 관광자원 극대화도 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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