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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연합시론] 차기 국회의장에 민주 김진표, 법사위원장은 당초 합의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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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소감 밝히는 김진표 의원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2.5.2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제21대 국회의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민주당은 24일 회상 의원총회를 열어 친노·친문의 5선 중진인 김 의원을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5선 이상민·조정식 의원과 4선 우상호 의원이 출마해 4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경선에서 김 의원은 총 166표 가운데 절반을 넘는 89표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교육 부총리를 지낸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2004년 수원에서 17대 총선에 출마해 금배지를 단 뒤 내리 다섯 번 당선됐다. 계파색이 옅은 중도 성향이며 여야 두루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직후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확실하게 작동하는 국회, 의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국회, 많은 성과를 내는 민생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 할 말을 하는 의장으로서 역할도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내는 것이 관례인 만큼, 김 의원은 조만간 여소야대 국회의 의사봉을 거머쥐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 부의장 후보로는 4선 김영주 의원이 선출됐다.

국회의장은 다수당의 몫이지만, 당선 후에는 당적 보유를 금지한 국회법에 따라 무소속이 된다. 국회 운영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한 장치로, 특정 정당의 편을 들기보다는 합의와 조정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국회를 이끌라는 취지다. 그런데 민주당의 경선 과정은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다수의 후보가 대여 투쟁의 선봉장을 자처하다 보니 국회의장 후보 선출인지, 당 대표 선거인지 헷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 역시 이런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지난 16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출마의 변에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견제하는 일이 국회 다수당인 우리 민주당의 사명이고 운명"이라며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법사위의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아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처리에 일조했다. 김 의원은 의장 후보자로 선출된 24일에도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며 "당적을 졸업하는 날까지 당인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민주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장이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친정' 편을 드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적은 없지 않지만, 이처럼 대놓고 당파성을 내세운 경우는 드물었다. 김 의원은 국회법이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한 취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기 바란다.

민주당은 박병석 현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29일 이전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의장 선출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후반기에도 법사위원장을 자당이 맡겠다며 지난해 7월 합의를 파기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민의힘과의 원 구성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탓이다. 양측은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한 원 구성 협상에서 법사위원장 직을 놓고 전반기는 민주당이, 후반기는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합의와 별개로,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법안 의결의 최종관문인 국회의장은 물론 법안 통과의 요로인 법사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하는 것은 협치의 정신에 어긋나는 명분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합의 파기 논란에 대해 "향후 2년에 대한 원 구성 협상의 법적 주체는 현재 원내대표"라고 했으나 이러한 주장이 순리에 맞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새 정부 출범 시기에 국정의 한 축인 입법부 수장의 공백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 모두 한 발짝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도 후반기 국회가 정상적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야당과의 대화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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