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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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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화웨이 사업다각화 가속…5개 '군단' 추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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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군단' 20개로 늘어…런정페이 "군단은 엘리트 조직"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궁지에 몰린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사내 온라인망에 올린 글을 통해 신사업 영역 개척을 위해 5개 '군단'(軍團·legion) 조직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새로 신설된 5개 군단은 디지털 금융, 에너지, 컴퓨터 영상기, 제조업 디지털화, 공공 서비스 전담 조직이다.

연합뉴스

화웨이 로고
[셔터스톡 발행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화상을 통해 "군단은 사업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초점을 맞춘 엘리트 조직"이라면서 5개 신설 군단의 활약을 당부했다.

이로써 화웨이의 군단 조직은 모두 20개로 늘어났다.

화웨이의 군단은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이 주력 사업이던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곤경에 처하자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말 첫선을 보인 조직이다.

화웨이는 당시의 5개 군단에 이어 올해 3월 30일 10개 군단을 추가로 설치했다.

런정페이는 지난해 10월 29일 첫 군단 조직 창설과 관련해 "평화는 투쟁을 통해서 성취할 수 있다"면서 임직원들에게 '대미 결사 항전' 의지를 주문한 바 있다.

런정페이는 당시 "우리는 30년간 평화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해 노력해야 하며, 영웅적인 희생을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아무도 우리를 괴롭힐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이자 한 때 중국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였던 화웨이는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s provider)', 클라우드,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솔루션 프로바이더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측면에서 기업 및 정부가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일종의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업체를 뜻한다.

화웨이는 지난 4월에는 랩톱 및 데스크톱 컴퓨터, 프린터,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사무용 전자제품을 출시했다.

화웨이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진출을 모색하는 또 하나의 주력 분야는 스마트 차량 시스템이다.

독자적인 운영체계(OS) 훙멍(鴻蒙·Harmony)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화웨이는 4D 이미지 레이더, 자율주행 플랫폼, 지능형 온도 관리, 5G 연결망 등 상당한 수준의 차량용 스마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는 전기자동차 합작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전기자동차 기업인 싸이리쓰(Seres)와 손잡고 고급 SUV 전기차 모델인 '아이토(AITO)'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10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화웨이 클라우드는 지난해 매출액이 201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시장조사 기업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 클라우드의 지난해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18%로, 알리바바 클라우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클라우드란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화웨이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6천368억 위안(약 122조 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화웨이 그룹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5월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대해 화웨이와 하이실리콘을 비롯한 화웨이 계열사들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규제를 개시했다.

또 2020년 5월부터는 미국의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 기업들에도 화웨이와 화웨이의 계열사에 부품을 공급할 때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 그룹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로써 화웨이 그룹은 미국의 기술 및 서비스와 관련된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차단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의 강경책을 이어받아 화웨이가 요청한 5G 기기용 반도체 칩 수출 라이선스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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