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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자사고·특목고 늘리고 학력평가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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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수 부산교육감, 한국교총 회장 출신 첫 당선<BR>“진보의 이념 중심 교육 폐지할 것<BR>현재 3%만 치르는 성취도 평가<BR>전체 초·중·고교서 매년 실시<BR>특기적성·진학 등 맞춤형 교육도”

조선일보

하윤수 부산교육감.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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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교육감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교육 현장을)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이념 편향 교육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가르칠까’만 보고 가야 합니다.”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50.82% 득표율로 3선에 도전한 김석준 현 교육감을 꺾고 당선된 하윤수(60) 전 한국교총 회장은 3일 본지 인터뷰에서 “내달 1일 취임 즉시 ‘교육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8년간 진보 성향의 김석준 교육감이 재임하면서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보고 이를 바로잡는 데 전력을 쏟겠다는 것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17시도 가운데 8곳에서 보수 성향 후보가 당선돼 기존 3명에서 크게 늘어났다. 경남 남해 출신인 하 당선인은 동아대 법대에서 석·박사를 땄고, 부산교대 교수·총장을 지냈다.

그간 전국 17개 시도의 학교 교육은 전교조 출신 등 좌파 교육 권력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다. 현재 17명 교육감 중 10명이 전교조 위원장 또는 지부장 출신이다. 보수 성향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 회장 출신 교육감은 하 당선인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8년간 친(親)전교조 진보 교육감들의 ‘이념 편향 교육’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하 회장은 “진보 교육감이 치중했던 노동, 인권, 민주시민 교육은 지나치게 이념 중심이었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인성(人性)보다는 고소·고발 정신을 가르쳤다”면서 “그런 교육은 폐지하고, 인간의 보편적 덕목과 가치를 가르치겠다”고 했다.

취임 후 가장 우선적으로 다룰 시급한 과제로는 ‘학력 신장 대책’을 꼽았다. 그는 “기초 학력을 튼튼히 하고 공교육을 충실히 해 달라는 학부모들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초·중·고교생 전체를 대상으로 기초학력·학업성취도평가를 하겠다”고 했다.

지금의 학력 평가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체 학생의 약 3%만 치르는 표집 평가 방식인데, 2020년 평가에서 전국적으로 국어·영어·수학 중위권이 크게 줄고 상위권도 주저앉는 등 학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학력 격차도 커진 상태다. 하 당선인은 현재 우수·보통·기초·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 학력 평가 방식을 더 세분화하는 등 “정확한 평가를 통해 개인마다 맞춤형 교육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기초 학력 진단부터 특기 적성, 진학 지도까지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하 당선인은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어떤 과목을 잘하는지, 부족한지 알 권리가 있고, 선생님들도 아이를 정확히 진단해야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런 교육의 본질을 위해 교육청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외고 폐지’에 앞장섰지만 하 당선인은 오히려 자사고나 특목고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엔 자사고 1교, 외국어고·국제고 3교, 과학고 2교 등이 있는데, “자사고·특목고를 추가 신설하고 국제학교를 유치해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 당선인은 “사회주의 국가들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교육의 다양성은 전문성·자주성·균등성과 함께 중요한 가치”라고 했다. “대한민국 발전의 주춧돌이 될 인재들을 길러내려면 수월성 교육은 필수”라는 것이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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