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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더기 도발' 동시타격력 과시·내부결속·한미훈련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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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축회의 순회의장국으로 도발, 반발 부를듯…한미일 공조도 겨냥

연합뉴스

북한, '신형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조선중앙TV가 25일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3.2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종료 휘슬이 울린 지 하루 만에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한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군사적으로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미사일로 남한 등 여러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국방력을 과시했고, 대외적으로는 연합훈련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에 반발 등 다목적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5일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평양 순안 일대 등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한미 해군이 일본 오키나와 근방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끝낸 지 하루 만에 무력 시위를 감행한 것이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지난 3일 서울에서 회동하며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했지만 이런 요구는 불과 이틀 만에 무색해졌다.

특히 이번 도발은 오는 8일 서울에서 열릴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를 앞두고 이뤄져 한미일 3국 공조를 겨냥해 긴장을 고조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북한은 현재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의 순회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의 군축 논의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인데도 미사일을 무더기로 쏘아 회원국들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 건 그만큼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 능력을 보여줘야 할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수십 발의 미사일을 대응사격 식으로 쐈다"며 "특히 이번에는 한미 훈련에 핵 추진 항공모함까지 동원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군부를 의식해서라도 대응 능력을 보여줘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앞뒀던 2014년 3∼4월에도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 각각 2발과 300㎜ 방사포를 비롯해 강원도 원산비행장에서 프로그 로켓 70여 발을 대량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연합뉴스

한미 항모강습단 연합훈련
(서울=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 해군 간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했다고 4일 밝혔다. 훈련 마지막 날인 이날 한미 양측 전력 함정 6대와 및 항공기 3대가 대열을 형성하여 항진하고 있다. 2022.6.4 [합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아울러 북한은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인 봉쇄·격폐 조처가 단행되며 동요하는 민심을 다독이고 체제 결속을 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오늘 도발에는 코로나 극복과 핵무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미 준비를 마친 제7차 핵실험도 언제든지 결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달 상순으로 예고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에서 코로나19 극복과 핵무력 강화를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경쟁 와중에 대남 뿐 아니라 대미 압박성 무력시위를 감행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부총장은 "'북한은 미국에 빈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뒷배인 중국과 러시아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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