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개천·동창리·함흥 등서 35분간 발사…尹정부 세번째·올해 18번째 무력시위
비행거리 110~670km, 고도 25~90km, 속도 마하 3~6…尹 "확장억제 지속강화" 지시
지난 4월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7형' |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북한은 한미가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마친 지 하루만인 5일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35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8발의 탄도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남한 등 여러 목표물 동시 타격 능력 과시 및 한미 미사일방어망 무력화 의도와 함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해서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군 당국도 미사일 발사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8분께부터 9시 43분께까지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SRBM 8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들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110~670km, 고도 약 25~90㎞, 속도는 마하 3~6 등으로 탐지됐다. 단거리 3종 세트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를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폴 러캐머라 연합사령관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화상회의를 하고 상황을 긴밀하게 공유했다.
합참은 "원 의장과 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도발에도 즉각 탐지·요격할 수 있는 연합방위능력과 태세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SRBM 발사 직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윤 대통령은 NSC 상임위 결과를 보고 받고,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도발이자,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시위다. 지난달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RBM 등 3발을 섞어 쏜 지 11일만이다.
[그래픽] 올해 북한 무력도발 일지 |
한미 항모강습단 연합훈련 |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에는 한국 해군은 환태평양훈련전단을, 미국 해군은 항모 등으로 구성된 제5 항모강습단(CSG)을 동원했다. 양국이 연합훈련 차원에서 핵 추진 항모를 동원한 것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발해왔다.
올해 들어 북한은 지난달 24일까지 ICBM 6회를 포함해 평균 9일에 한 번꼴로 도발을 벌이며 한반도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7차 핵실험 준비를 대부분 마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기 결정만 남긴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과거에도 3~4발의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며 한반도, 주일미군기지 등 여러 목표에 대한 동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며 "오늘 발사도 군사력 과시를 위한 목적이 커 보이며, 시험 또는 검수 발사가 아니라 탄도미사일 부대의 능력을 과시하고 군사적 긴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8발을 동시 발사한 처음으로 보인다"며 "한미 연합훈련 견제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북한 무력도발 현황 |
지난달 19일 용산 벙커에서 열린 첫 NSC 회의 |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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